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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산책] ‘마이 프렌드’..잊히지 않는 어린 시절의 목소리

“아무도 없을 때, 내 곁엔 늘 그 친구가 있었다.” 어린 시절의 고요한 오후, 어른들이 모르는 외로움과 기다림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책, <마이 프렌드>(손영아 지음)가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일곱 살 소년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늘 바쁘고 목적에 매인 부모 곁에서 자주 혼자 남겨진 아이는, 외롭고 지루한 순간마다 한 명의 ‘친구’를 만난다. 말보다는 들어주는 데 익숙하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서도 함께 놀아주는 존재. 그 친구는 오직 아이에게만 보인다.
<마이 프렌드>는 상상의 친구를 단순한 판타지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이의 내면에서 피어난 관계이자, 고립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연결이다. 열에 뜬 밤, 눈 내리는 날의 짧은 외출, 약속을 기다리는 오후 같은 작고도 깊은 순간들이, 마치 오래된 기억처럼 선명하게 독자의 마음에 내려앉는다.
글을 쓴 손영아 작가는 성악 전공 후 글을 통해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찾았다. 저널리스트, 예술기획자,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그는, 자녀와 나눈 이야기들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썼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자라며 함께한 시간이 줄어든 지금, 그 소중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했다.
<마이 프렌드>는 단순한 아동서를 넘어 스스로가 너무 작게 느껴졌던 시절의 마음을 품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다. 어린이 독자에게는 친구를, 어른들에게는 위로를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