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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 산문집 ‘마음의 쉼표 하나’..장애와 비장애 경계 넘어선 깊은 성찰과 따뜻한 시선

<마음의 쉼표 하나> 표지. 시인은 이책 14쪽에 ‘주말을 우울하게 만든 전화 한통’이란 수필을 담았다.

뇌성마비 시인이 전하는 고요하고 단단한 생의 언어

최명숙 시인의 산문집 <마음의 쉼표 하나>(해조음, 2024년)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한 존재의 깊은 성찰과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지나온 삶의 풍경과 감정을 고요하고 단단한 언어로 풀어낸다.

이 책은 오랜 시간 일상 속에서 기록한 단상과 언론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엮은 수필집이다. ‘쉼표’라는 단어처럼, 책 속 문장들은 조급한 세상에 잠시 멈춤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세상을 잘 보려면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문장은, 저자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잔잔한 깨달음이자 삶의 철학이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최명숙 시인은 1992년 『시와 비평』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대표 시집으로는 <심검당 살구꽃>, <인연 밖에서 보다>, <꽃들이 가득했던 적이 있다>, <산수유 노란 숲길을 가다>,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들은 절로 떠난다> 등이 있다. 구상솟대문학상 본상(2002),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국무총리상(2018) 등을 받았다.

도서출판 도반의 편집주간으로 일하며, ‘보리수아래’ 대표,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이사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문학을 통한 치유와 연대에 힘을 쏟고 있는 그는 미얀마·몽골·베트남 등 아시아 장애 시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공동 시집을 발간하는 국제 문학 협업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마음의 쉼표 하나>는 단순히 자전적 이야기 그 이상이다. 이 책은 삶을 바라보는 성찰의 방식, 세상을 대하는 감정의 밀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문학의 온기를 되새기게 만든다. 각박한 일상 속에서 독자에게도 ‘쉼표 하나’를 건네는 귀한 문장들이 담겨 있다.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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