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준>(현암사, 2004년 12월 10일, 이대환 저)은 ‘철강왕’이라 불린 박태준 포스코 창립자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조명하며, 한국 산업화의 흐름을 따라간다. 이 책은 단순한 기업가의 성공기를 넘어, 한 시대를 이끈 리더의 철학과 책임감, 그리고 사명감이 어떻게 형성되고 실현되었는지를 입체적으로 그려낸 평전이다.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부에서는 유년기와 청년기의 성장 배경, 2부에서는 군 장교로서의 삶, 3부에서는 포스코 설립과 성장 과정을 다룬다. 이어지는 4부에서는 정치와 공직 생활, 5부에서는 은퇴 이후의 사색과 삶의 철학을 조명한다. 에필로그와 작가 후기를 통해 박 회장의 인간적 고뇌와 리더십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머리말에서 저자 이대환은 박태준이라는 인물을 통해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리더십의 본령을 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힌다. 철강이 없던 나라에서 제철소를 세우겠다는 그의 도전은 단순한 경제 프로젝트가 아닌, 국가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시대적 과업이었다. 포항제철(현 포스코)의 기적은 그 혼자 이룬 것이 아니지만, 그 기적의 촉매로 박태준이라는 한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이 책은 박 회장의 자서전이 아닌 객관적 기록을 바탕으로 한 평전이다. 저자는 수차례의 인터뷰와 방대한 자료 수집을 통해 그의 일생을 담았으며, 특히 인간 박태준의 내면과 고독, 결단의 순간에 초점을 맞췄다. 성공의 이면에 자리한 고통과 침묵의 무게까지 놓치지 않은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전기물과는 결이 다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독자에게 유용하다. 한국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에 관심 있는 독자, 리더십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하는 경영자나 정책입안자, 그리고 포스코나 산업사를 연구하는 학자 및 학생들에게는 실증적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인물 중심의 한국 현대사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다.
<박태준>은 eBook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디지털 포맷으로 제공될 경우, 주요 발언이나 연보, 인터뷰 인용 부분에 하이퍼링크를 달아 정보 접근성과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청년 세대에게는 오늘날 보기 드문 ‘국가적 사명’을 감당한 리더의 모범 사례로도 읽힐 수 있다.
저자 이대환은 <박태준>(현암사, 2004년 12월 10일, 이대환 저) 이후 이를 증보 개정한 <박태준 평전: 세계 최고의 철강인>(아시아, 2016년 12월, 이대환 저)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위대한 만남: 박정희와 박태준>(아시아, 2015년 8월, 이대환 저) 등을 썼다. 또 <청년의 꿈 박태준>(아시아, 2021년 11월, 이대환 저)은 청년 시절의 박태준 회장을 중심으로 그의 성장과 리더십을 다뤘다.
무엇보다 <박태준>은 박태준이라는 인물이 단지 성공한 기업인을 넘어 한 국가의 근대화를 실질적으로 견인한 ‘기반 건설자’였음을 새롭게 환기하는 데 있다. 포스코는 그가 남긴 눈부신 성과물 중 하나지만, 그가 남긴 더 큰 유산은 ‘길 없는 곳에 길을 내는 리더십’ 그 자체다.
박태준은 2011년 12월 13일,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그는 “포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제철소 없는 나라에 쇳물을 흐르게 하겠다는 그의 꿈은 실현되었고, 그의 이름은 오늘날까지 포스코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한국 경제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다.
<박태준>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 근대 산업사와 리더십, 그리고 인간 박태준이라는 거목을 성실히 기록한 귀중한 문헌이다. 21세기 한국이 다시 한 번 산업적 도약을 준비하는 이때, 무엇보다 정치의 실종을 실감하는 지금, 이 책은 시대를 이끈 한 사람의 걸음을 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깊은 통찰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