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늘의 시] ‘새벽 풍경 소리’ 박노해 “자나깨나 맑은 눈 떠라”?

‘먼 데서 바람 불어와 / 풍경소리 들리면 / 보고 싶은 내 마음이 / 찾아간 줄 알아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건물에 걸린 광화문글판. 정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에서 가져왔다.

열사흘 앓고 나니 꿈마저 어지럽다
다시 쫓기고 비명 지르고 새벽은 흐느낌
몸 상하니 심약해진 건가

성에 낀 벽 속에서 웅크린 잠 깨어나니
아픈 몸 어느 구석에서인가 땡그랑 땡그랑
맑고 시린 풍경 소리 울려온다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뜨고 자듯이
참사람은 늘 깨어 있으라고
물고기 형상으로 처마 끝에 매달려
이 추운 새벽 나를 깨우는 소리

저 컴컴한 처마 구석에 홀로 매달려
찬바람 맞으며 살아 있다고
언 몸 안으로 울려치는 듯 땡그랑 땡그랑
더없이 맑고 겸허한 목소리

자나깨나 맑은 눈 떠라
서둘지 말고 몸 상하지 말고
부디 살아서 정진하라
시린 새벽 풍경 소리 땡그랑 땡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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