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조문 뒤 도착한 스초생…상례의 새 미풍양속

장례를 치른 뒤 보내온 커피 두 잔과 스초생 하나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작은 답례에는 “함께 슬퍼해줘서 고맙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상례의 형식은 간소해지되 사람 사이의 정은 오히려 더 깊어지는 것.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어가고 넓혀갈 만한 새로운 미풍양속 아닐까.-본문에서

지난주 한겨레 박찬수 사장의 모친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 다녀왔다. 조문 자리에서 오랜만에 후배 기자들과 외부 인사들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박찬수 사장은 한겨레 기자 시절 내 바로 다음 서울시경 캡을 맡았고, 정치부에서도 같이 일했던 후배다.

그런데 오늘 낮 뜻밖의 모바일 쿠폰 하나가 왔다. 아메리카노 두 잔에 요즘 ‘스초생’이라 불리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곁들여진 작은 답례였다. 조문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박 사장에게 물으니 요즘은 이런 방식의 답례가 제법 널리 퍼져 있다고 했다. 나는 처음 받아봤다. 특히 언론사 사장이 조문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렇게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참신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왔다.

상례와 혼례의 풍습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 지나치게 형식적이거나 호화로운 의례는 줄어드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다고 사람 사이의 정까지 함께 줄어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허례는 덜어내고 감사와 배려는 더하는 쪽으로 생활문화가 발전하면 좋겠다.

장례를 치른 뒤 보내온 커피 두 잔과 스초생 하나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작은 답례에는 “함께 슬퍼해줘서 고맙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상례의 형식은 간소해지되 사람 사이의 정은 오히려 더 깊어지는 것.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어가고 넓혀갈 만한 새로운 미풍양속 아닐까.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
AI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