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8일 “한반도 주둔 병력 수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한반도의 군사역량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지휘관으로서 주한미군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경기 평택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휘관으로서 주한미군 내부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병력 수와는 관련 없이 역량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한미군 4500명 감축 보도 관련 질문에 “숫자에 관한 것이 아니라 능력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주한미군 재배치 및 병력 감축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병력 수보다는 역량 및 구성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예시로 F-35 등 5세대 전투기의 배치를 예로 들면서 현재의 육군 중심의 주한미군 병력 재배치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그런데 이는 평소 그의 발언에 정면 배치된다. 그는 지난 5월 15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태평양지상군 심포지엄(LANPAC)에서 한국의 지리적 위치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이나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을 상대하기 위해 한국에 지상군을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틀 전인 5월 13일 미국 디펜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중국-러시아를 ‘일종의 동맹 관계(alliance of sorts)’로 규정한 바 있다. 우리로서는 유쾌하지 못한 브런슨 사령관의 ‘한국=항공모함’ 발언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수용할 경우, 주한 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따라서 병력 및 전력 증강 필요성도 더욱 대두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자신의 과거 발언을 번복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 연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우리는 25일께 열릴 예정인 한미정상회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회담의 주요 의제는 지난달 말 합의된 관세 문제의 후속 논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과 전략적 유연성을 비롯한 한미동맹 현대화,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이 될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주한미군의 존재 의미가 재부상되는 것이다. 앞서서 봤듯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을 격퇴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브런슨 사령관이 대북 억지력보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작은 부분으로서 역내 작전, 활동과 투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한미군의 총병력을 현행 2만 8500명에서 감축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비록 F-15같은 4.5세대 전투기 2대를 대체할 5세대 전투기 편대를 전개시킨다 하더라도 육군 병력을 감축함으로써 생기게 되는 전력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곤 하는 방위비 증액 카드를 미국이 강력하게 들고나올 경우의 대처다. 우리 팀에게 주문하고자 하는 바, 주한미군의 감축 여부는 우리 자체의 안보 문제이기도 하지만 주한미군 차원이 아닌, 큰 축에서 북-중-러와 대치하고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전략 문제라는 것을 상기시켜 해결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