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대한 분노(Epic Fury)’라는 작전명으로 미국이 시작한 대(對) 이란 군사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전 초기 강경 대응을 호언장담했던 도널드 트럼프 의 기세는 다소 조정된 모양새다. 미국이 벙커버스터 등 전략 자산을 동원해 이란 핵시설과 군사 거점을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한때 미-이란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았고, 일각에서는 전면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양측의 공방을 보면 이란 역시 만만치 않은 대응 능력을 보이며 긴장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출렁이고, 중동 지역 미군 주둔지에 대한 친이란 세력의 공격도 이어지면서 상황은 결코 단순치 않다. 지구촌의 여타 국가는 차치하더라도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3.785ℓ)당 4달러 선을 위협하거나 일부 지역에서 이를 상회하면서, 미국 서민들의 생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는 연일 이란에 대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며 “우리는 이기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내가 원하면 언제든 끝낼 수 있다”고 밝혀 협상 여지를 남기는 이중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수의 지정학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을 ‘종전 명분 쌓기’ 또는 ‘출구전략의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원유 유통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경제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수십억~수백억 달러에 이를 수 있는 군사 비용 역시 미국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설령 재정 투입이 가능하더라도 장기전에 필요한 무기와 탄약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대로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11월 중간선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트럼프에게는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어떤 출구전략으로 이란이라는 복잡한 국면에서 벗어나려 할까? 현재로서는 이미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 긴장 완화 또는 종전을 선언할지, 그리고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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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또는 긴장 완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먼저, 전쟁 목표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한 뒤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 경우 전격적인 선언이나 제한적 추가 타격 이후 상황을 정리하는 ‘치고 빠지기식 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방식은 트럼프 특유의 정치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지만, 일방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
다음은 이란과의 협상 테이블을 통해 긴장 완화 국면을 연출하고 휴전 또는 합의에 이르는 방식이다. 앞선 방식보다 외교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정치적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시기는 언제쯤일까? 트럼프 역시 장기적인 긴장 국면이 미국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시간은 ‘성전’을 강조하는 이란 측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협상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트럼프가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전격적인 긴장 완화 또는 종전 성격의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