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대부분의 신체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고, 로봇 수술 등 첨단 기술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정신과 마음에서 비롯된 질환, 즉 정신신경질환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뇌와 신경계는 쉽게 교체하거나 수술할 수 없는 ‘블랙박스’와 같은 영역이다.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이 등장한 것도 불과 40여 년 전이며, 정신질환의 진단 체계 역시 40~50년 전부터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선진국에서도 치료는 상담과 약물 투여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환자 개인에게 적합한 약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재발 위험도 높은 실정이다.
정신질환은 환자의 삶의 역사와 배경을 깊이 이해해야 하며, 신체 질환처럼 명확한 진단이나 정형화된 치료가 어렵다.
필자는 십수 년 전 우울증을 경험하며, 마음의 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왔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학교 교육에서는 도덕 시간에 ‘착한 마음’을 배우긴 했지만, 뇌, 우울증, 불안, 정신질환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로 인해 스스로 우울증에 걸린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방치하다가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됐다. 그제야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편견이 심해, 정신과에 가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어떤 병원에서는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고, 어떤 곳은 1년이면 회복된다고 하는 등 진단과 처방이 병원마다 달랐다.
운 좋게 신뢰할 수 있는 의사를 만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처방을 받았고, 운동 등 다양한 방법을 병행하면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진이나 과잉 진료로 병이 악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목격했다.
우울증은 불면증, 불안장애, 공황발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단계에 이르면 단순한 의지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신경계가 무너지면 마음만으로는 행동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주술, 명리학, 굿 등 초자연적 방식에 의존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플라시보 효과로 인해 일시적인 효과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우울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마음의 메커니즘과 치유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마음의 세계는 방대하고 복잡해서, 전문가들도 마치 코끼리의 일부분만 보고 있는 것처럼 부분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이론이나 방법을 맹신하거나 전면 부정하기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우울증은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고, 회복의 방법도 다르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나누는 일이 필요하며, 정신과 치료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인터넷신문 <마음건강 길>은 2018년부터 뇌과학, 정신의학, 심리학, 건강, 종교, 명상, 명리학, 문화예술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시민이 직접 만나 마음 회복의 기술을 나누는 ‘마음디톡스’ 강좌를 운영해오고 있다.
7월 15일 오후 3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리는 ‘마음디톡스’ 특강에서는 채정호 교수 서울성모병원 교수와 필자가 불면, 번아웃, 불안을 극복하는 실용적 방법을 소개한다. Zoom 중계도 병행된다. 무더위 속 심리 회복을 원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