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함영준 칼럼] 우리 시대 ‘큰 바위 얼굴’, 그가 차기 대통령 되길…

워싱턴을 비롯 제퍼슨, 링컨, 루즈벨트 등 미 역대 대통령 4명(왼쪽부터)의 얼굴이 새겨진 바위 조각상. 사우스다코다주 마운트 러시모어에 있는 내셔널 메모리얼이다. 소설 ‘큰 바위 얼굴’에 착안해 1927년부터 1941년까지 15년에 걸쳐 연방정부 지원과 국민모금운동으로 만들어졌다.

우리 시대 ‘큰 바위 얼굴’ 생각해본다. 1주일 뒤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다. 도대체 누구를 뽑아야 할까.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유형의 지도자들을 경험해왔다. 독단적인 스타일로 밀어붙이는 인물도 있었고, 반대로 유연하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 인물도 있었다. 강한 카리스마로 사람을 압도하는 사람도 있었고, 교묘한 언변과 이미지로 포장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단순한 ‘강함’이나 ‘능변’이 아니다. 진실함, 정직함, 실용성, 그리고 국민을 위한 헌신이다.

19세기 미국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은 허구 속 이상적 인물을 기다리는 소년 어니스트의 이야기다.

그는 현실의 부자, 장군, 정치인들을 보며 실망하지만, 결국 오랜 세월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 그 큰 바위 얼굴과 닮아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진짜 지도자란, 어디선가 ‘오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닮아가는’ 인간상이라는 메시지다.

심리학자 애브라이힘 매슬로우는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이라는 개념을 통해 진정한 인간 완성의 단서를 제시한다.

그는 링컨, 제퍼슨, 슈바이처, 아인슈타인, 간디, 루즈벨트, 트루먼, 아이젠하워 등을 자기실현의 인물로 꼽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천재성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심리적 특성에 있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본다. △자신과 타인의 약점·실패·다름을 인정한다. △솔직하고 단순하며 진정성이 있다. △사익보다 공익을 생각한다. △민주적이고 통합능력이 있다.

우리는 완전한 인간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다음 시대를 이끌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 허세보다는 겸손
• 이미지보다는 내면
• 진영 논리보다는 국민 통합
• 선언보다는 실천

진짜는 조용하고 꾸준하게 자기 자리를 지킨다. 그런 사람은 대중의 조명이 아닌 내면의 중심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얼굴이 ‘큰 바위 얼굴’이었음을 우리는 알게 된다.

함영준

전 조선일보 사회부장, 청와대 문화체육관광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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