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냐, 명지대냐’ 박지성 진로 고민

내년 6월 QPR 계약만료 뒤 대학원 진학할 듯

서울대 ‘드림투게더마스터’ 취재 도중 솔깃한 소식을 들었다. 한국의 축구 ‘레전드’ 박지성 선수가?서울대 글로벌스포츠매니지먼트 대학원에 입학한다는 것. 지난해 한 차례 서울대 입학설이 돌았지만, 박 선수 부친의 부인으로 잠잠해졌다. 이후?서울대행 계획이 다시 나온 것이다.

강준호 서울대 글로벌스포츠매니지먼트 주임교수는 “박지성 선수가 은퇴 후에 스포츠매니지먼트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박 선수가 ‘간판’이나 ‘학위’보다 ‘공부’ 그 자체에 뜻을 두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은퇴 후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주위에서 잘 도와줘야 한다”며 “서울대는 자질을 갖춘 세계적인 선수들이 훌륭한 스포츠행정 리더가 되어 스포츠분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기꺼이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지성재단(JS파운데이션) 쪽은 “모르는 일”이라고만 했다. 이황재 JS파운데이션 부장은 “지금은 시즌 중이기 때문에 축구에만 전념하고 있다. 서울대 입학 계획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했다.

좀 더 확인하기 위해 박지성의 석사과정 지도교수였던 박종성 명지대 예술체육대학장에게 문의했다. 박 교수는 “지난 6월 박지성 선수를 만났으나 당시 이에 대해 아무 말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유학을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입학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어렵고 서울대 입학 발언은 본인이 아닌 부친을 통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지성 선수는 서울대든 유학이든 자력으로 공부해서 입학하겠다는 뜻이 강하다. 명지대에 스포츠행정가 박사과정이 개설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서울대가 박지성을 데려가기 위해 명지대 출신 이용호 교수를 임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선수생활 은퇴, 결혼, 유학도 변수

박지성 선수의 스포츠행정 공부에 대한 포부는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6월 중국 상하이 ‘아시안 드림컵’ 이후 기자회견에서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선수생활이 마지막이라 생각한다”며 “이후 스포츠 행정가로 성장하기 위해 단계를 밟아 공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SV 에인트호번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중인 박 선수는 실제로 내년 6월 QPR과의 계약이 끝나면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 박종성 교수도 “박지성 선수가 내년 6월 선수생활을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대학원 입학, 결혼 등 내년 계획을 두고 여러 고민에 빠져 있을 그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우선 학교 선택 고민이다. 명지대는 학부와 석사학위를 받은 모교다. 수원공고 졸업 후 대학 지명이 안 됐을 때 받아준 곳이 명지대다. 그러나 명성과 커리큘럼에서는 아무래도 서울대가 앞선다. 유학도 열린 선택지다.

둘째 고민은 명지대 석사학위 정당성 문제다. 박지성 선수는 시즌 중 학교측의 배려로 수업출석 없이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성실한 이미지인 그가 그런 학위를 바탕으로 박사과정에 들어가느냐, 석사과정을 다시 밟느냐를 고민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석사과정 논란을 잠재우려 한다면 서울대 드림투게더마스터 과정도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셋째 고민은 시기다. 내년 하반기 대학원에 입학하려면 4월 서류 등록하고 5월 면접을 봐야 한다. 시즌 중 이에 제대로 대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물론 대학에서 ‘배려’한다면 안 될 것도 없다. 공식적으로 서울대와 명지대는 모두 박지성의 선택을 존중하고 어느 학교를 가든 잘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의 계약만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두 대학의 눈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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