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탱크] 서울대아시아硏 “아시아 시각으로 아시아를 본다”
지역·주제연구 결합한 지식의 허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소장 임현진)가 독자 건물을 갖고 최근 새롭게 출발했다. 2009년 연구소 설립 후 4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지하 2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1997m2 규모로 총 160억원(정부지원금 140억원, 개인기부 20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서울대 내에서도 인문사회 연구소가 독자건물을 갖춘 경우는 흔치 않다.
건물 개관에 발맞춰 서울대아시아연구소는 왕성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열린강연부터 콜로키움, 학술대회, 명사초청 특강, 대사초청 강연, 지역 전문가 세미나 등이 수일 간격으로 열리고 있다. 김종철 연구원은 “신진 기관으로서 자리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는 오래전부터 아시아 연구를 시작해온 고려대, 외국어대, 서강대, 한양대 등과 비교해 후발주자다. 내놓은 연구성과도 미미하다. 하지만 의욕은 충만하다. 임현진 소장(사회학과 교수)은 우리 이론과 연구방법론으로 세계 아시아연구를 선도하겠다는 뜻에서 ‘로커발리제이션(locabalization)’이란 신조어를 사용했다. “올해가? 아시아연구소의 실질적인 출발 원년입니다. 그 동안 사회과학 연구는 서구이론을 수입해 이식하는 수준이었지요. 하지만 아시아연구만큼은 우리가 주도해야 합니다.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그 중심이 되겠습니다.”
기자가 방문한 날 연구소 화상회의 강의실에선 북경대, 동경대와 공동 화상강의가 진행 중이었다. ‘한국경제’ 강의에 3국 60여명의 학생이 ‘열공’ 모드였다. 해외에서 한국 인문 및 사회과학 분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작한 e-School 사업의 일환이다. 2011년 사업시작 이후 현재까지 중국 북경대, 청화대, 인민대, 일본 동경대, 러시아 고등경제대, 독일 튀빙겐대 등 해외 5개국 8개 대학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센서스’ 생활·의식조사 데이터 구축
기존 연구소들이 역사, 언어 혹은 지역연구에 치우쳤다면 서울대 아시아연구소는 지역과 주제를 결합한 종합연구소를 지향한다.? 연구소 연구인력은 스태프를 포함해 50여명. 예산은 연 25억원이다. 학술연구를 위해 8개의 독립 연구센터를 갖췄다. 동북아, 동남아 지식정보센터를 비롯해 환경협력, 시민사회,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위험관리, 미중관계, 대중문화 프로그램 등이다. 앞으로 서아시아, 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식정보센터를 추가할 계획이다. 출판사업으로 아시아리뷰(편집장 안청시)를 연 2회 발행하며 정기, 부정기 학술행사, 명사초청강연, 공개강좌 등을 펼치고 있다.
연구소는 ‘아시아센서스’ 구축과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역점사업으로 두고 있다. 두 사업은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아시아센서스’는 아시아연구소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아시아인들의 사회생활 의식구조에 대한 종합설문조사는 국내에서 아직 시도된바 없다. 한 국가당 최소 1,000명 이상의 표본을 모집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국제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한 물밑작업으로 올해 말 각 국가의 아시아관련 연구소 대표를 초청해 교류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이렇게 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각 국가 연구소와 공동으로 아시아센서스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은 외국인과 한국인 대상,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우선 외국인 학자 대상 프로그램은 아시아 관련 박사 학위를 받은지 5년 이내의 학자 5명을 선발해 6개월간 연구공간과 체류비용 등을 지원한다. 한국인 대상 프로그램은 아시아를 주제로 박사학위 마지막 과정에 있는 학생을 선발해 위와 같은 혜택을 주고, 또한 학위논문작성을 위한 해외현지조사를 지원한다.? 이들의 박사학위 논문이 책으로 나오는 조건이다.
그밖에 연구소는 아시아 저개발 국가의 학생들을 방학기간에 초청해 워크숍 프로그램, 아시아연구워킹그룹 조직 등을 구상 중이다.??임현진 소장은 “서울대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최고의 인재들을 공급해 왔고 우리나라 사회과학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는 동원 가능한 모든 역량과 지원을 집중해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아시아종합연구센터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