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대가’ 박재갑의 시선이 멈추자 ‘꽃이 피었다’

서울대 암병원에서 5월21일까지 '금연전도사' 박재갑 교수의 사진 그림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대 의대 박재갑 교수(일반외과)는 수술 때도 여간해선 핸드폰을 켜놓고 있다고 한다. “내게 수술 받은 환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를 해야 하겠기 때문”이란다.

국립암센터 초대원장을 지내며 “흡연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이라며 이석연 변호사 등과 금연운동에 뚝심 있게 앞장서고 있는 박 교수가 이달 초부터 서울대 암병원 2층 복도에서 사진 및 그림전을 열고 있다. 주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 가운데 하나인 ‘상생’.

2009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 ‘정식으로’ 입학해 종교문제에 탐닉하며 그해 말 종교발전포럼을 창립해 이달 셋째 목요일 38회째까지 날로 확대시켜온 뚝심의 사나이. 국립의료원장 시절 병실 앞에서 꽹가리 치며 시위하는 노조와 이를 방관하는 정부당국에 항의해 임기를 제법 남기고 홀연히 사임한 고집 센 외과의사. 그런 그답게 이번 전시회는 5월21일까지 두달 이상 계속된다.

해바라기 옆에 벌이 보인다. '상생을 이미지화 하라'는 문제에 모범답안 같다.

박재갑 교수는 2011년 아내의 권유로 그림을 배웠다. 홍익대 미술디자인교육원에 등록해 매주 목요일 저녁 그림을 배웠고 이를 계기로 꽃, 나무, 벌, 열매 등 자연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전시회에는 집 인근 우면산, 연구실이 있는 서울대병원 앞 창경궁 등 생활공간에서 보고 느끼며 촬영한 사진 14점과 그림 14점이 전시되고 있다.

상생과 추억, 순수와 모성애 등 외과의사와는 다소 동떨어질 것 같은 섬세함이 투영돼 있다. 박재갑 교수는 오는 8월 정년 퇴임 후 국립암센터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글=이상기 기자>

2010년 3월 방배동 성당에서 오색딱따구리가 비상하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 작품. 제목?비상. <사진=김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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