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세계는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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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전세계 모든 매체의 1면 뉴스였다.? 각 매체마다 속보, 특별 뉴스, 호외, 긴급 알림 등을 통해 그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보도하느라 기민하게 움직였는데?국가별, 매체별로 다른 보도 형태와 시각은 차이가 있었다.
일본 <요미우리>는 ‘국제 사회는 불안정한 북한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핵문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6자 회담 국가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또한 북한이 핵 개발에 대한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경제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인민일보>는 후진타오 국가 주석이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 방문해 조문한 사진과 함께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후 주석의 발언을 인용했다. 러시아의 <모스코 타임즈>는 김정일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김정일 위원장의 죽음이 북-러 관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세르게이 라프보르(Sergei Lavrov) 외교부 장관의 말을 인용했다.?
쿠바의 <Granma International>, 베트남의 <Viet Nam News>, 인도네시아의 <The Jakarta Post>는 각각 자국 정부의 공식 조의 표명을 보도했다. 특별히 쿠바에서는 3일간의 공식 애도 기간이 발표됐으며 12월 20, 21, 23일에는 모든 공공건물과 군시설에 조기 게양 명령이 내려졌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교부 장관명으로 애도 성명서가 발표됐다.?
인도의 <The Times of India>는 ‘대화할 때’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6자 회담 당사국들이 이번 기회를 활용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팔의 <The Himalayan Times>는 김정일의 사망과 후계자 김정은을 톱뉴스로 다뤘지만 특별히 사설이나 논평을 내지는 않았다.?
싱가포르의 <The Straits Times> 역시 따로 사설이나 논평을 싣지는 않았지만 ‘The Big Story’라는 제목의 특별 섹션을 만들고 그 안에 김정일 사망 관련 기사를 계속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New Straits Times> 는 ‘북한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 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지금은 김정일의 죽음으로 불안한 시기이지만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이 북한에 인터넷과 핸드폰을 도입한 개혁파들과도 친한 만큼 과거와 다른 북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희망적인 진단을 내렸다.
태국의 <Bangkok Post>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게 있어서 위험한 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의혹을 드러냈다. 그러나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하는 사람은 중국이다’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아랍권 방송인 <알 자지라>는 메인 화면 톱 기사로 김정일 사망 소식을 보도하는 동시에 ‘이제 촛대는 김정은에게로 옮겨졌다’라는 제목의 칼럼도 소개했다. 칼럼을 쓴 페페 에스코바르 역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랍 에미레이트의 <걸프 뉴스>는 ‘김정일의 죽음이 남한에 공포와 희망을 안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쟁의 위협을 두려워하는 기성세대의 목소리와 함께 북한과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의 바람을 동시에 전했다.
쿠웨이트의 <The Kuwait Times>는 ‘북한의 막후세력’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후계자 김정은보다는 장성택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이 지나기 전에 김정은의 위신을 공고히 하는 데 장성택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뉴욕 타임즈>는 ‘독재자의 죽음(Death of a Dictator)’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한에게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줘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반해 미국의 <폭스 뉴스>는 ‘슬프게도 김정일의 죽음이 북한에 민주화를 가져오는 기회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군축에 대한 환상은 심리적 불안감과 정치적 불안정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언론에서는 김정일 사망 관련 소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카스트로가 통치하는 쿠바가 공식 조의를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El Nacional>을 비롯한 베네수엘라의 주요 매체에는 차베스의 모습만이 보일 뿐이다.
이명현 기자? mhlee@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