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게바라 암살범, 오바마·카스트로 면담예정 OAS회의 초청받아 쿠바 ‘반발’

미국 펠릭스 로드리게스 중앙정보국(CIA)전 요원(왼)과 체 게바라(오)<사진=rwf-archive.gr>

[아시아엔=편집국]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의 암살을 주도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펠릭스 로드리게스가 미주기구(OAS) 정상회의가 열리는 파나마에서 체 게바라와 찍은 사진을 들고 웃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중남미 뉴스매체인 <텔레수르>는 로드리게스가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 8일(현지시간) 도착해 쿠바 반정부단체 소속 한 인사와 함께 사진을 들고 자세를 취한 장면을 9일 보도했다.

텔레수르는 “로드리게스가 10∼11일 미국과 쿠바를 포함한 30여개 북중남미 정상들이 모이는 이번 OAS 회의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시민사회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파나마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진은 쿠바 출신인 로드리게스가 망명해 CIA 특수요원으로 활동하던 1967년 당시 볼리비아에서 현지 특수부대와 함께 체 게바라를 생포한 뒤 기념촬영을 한 모습으로 추정된다.

체 게바라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 등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볼리비아군의 고문 역할을 하면서 사실상 체 게바라 검거 작전을 지휘, 밀림에 은신하면서 게릴라 활동을 하던 체 게바라 부대와 총격전을 벌인 끝에 부상한 체 게바라를 붙잡았다.

펠릭스 로드리게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펠릭스 로드리게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사진=위키피디아>

시골 폐교로 끌려간 체 게바라의 처형은 당시 볼리비아 대통령의 명령 형식으로 로드리게스에게 전달됐고, 로드리게스는 총살을 자원한 볼리비아의 한 병사에게 전투에서 사망한 것처럼 위장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드리게스는 체 게바라를 총살하기 전 갇혀 있는 곳에서 불러내 함께 사진을 찍고 체 게바라가 지닌 소지품을 빼앗아 전리품처럼 간직했다.

쿠바 정부는 로드리게스를 체 게바라 암살 원흉이자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었다.

로드리게스는 CIA가 쿠바에서 망명한 반체제인들로 결성한 부대를 침투시켰던 1961년의 피그만 침공에 참가했으며, 1976년 73명의 인명을 앗아간 쿠바 여객기 폭파사건에도 루이스 포사다 카릴레스 등과 함께 관여한 인물로 쿠바 정부는 보고 있다.

OAS에 참가한 쿠바 정부 대표단은 로드리게스의 추방을 요구하고 “파나마는 아직도 테러의 온상”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OAS 회의는 작년 말 외교 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회장의 대면이 예상되는 가운데 로드리게스가 등장하고 쿠바의 친·반정부단체가 충돌함으로써 ‘쿠바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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