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교수 “북 핵실험 안할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 북 ‘포용정책’ 필요… 남북 정상회담 장소 러시아 등 제3국 바람직
북 핵실험 강행이 예고된 가운데 북한이 대외변수를 고려해 이번 핵실험을?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시아엔(The AsiaN) 칼럼니스트이자 북한문제 전문가인?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7일 “북한이 김정일 생일인 16일까지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면?이번 핵실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중국에 대한 북한의 입지에서 그 근거를 찾았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의 국내 정치간섭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오직 중국 뿐이다. 만일 핵실험을 안한다면 중국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달 말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알려졌지만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핵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은 최근 대북강경정책을 써왔고, 그 사이 북한의 핵실험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주 미국을 방문해 고위층을 만나고 온 그는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최고위 관료들의 관심이 크지 않으며, 북한을 나라로서가 아니라 핵무기로 보고 있다”며 “미국 관료들은 북의 비핵화가 현 오바마 임기내에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기 어렵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란코프 교수는?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강력한 추가제재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 봤다. 반면에?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북한을 무시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또 “미국은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고, 그 강도가 김대중정부 시절의 햇볕정책 이하라면 포용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그는?”북한을 북한으로 안보고 정치문제로 보는 것이 한국 정치의 현재 상황”이라며 “50년 전 진보와 보수의 대립처럼 지금도 대결구도라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다자회담이 아닌 양자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란코프 교수는 “지난 5년간 냉각된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징성 있는 정상회담이 필요하며, 실무접촉도?다자보다는 양자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동양적 사고방식에서 당장 박 당선인이 평양에 가긴 어렵고 그렇다고 김정은이 서울에 오기도 어려울 것이니 중국에서 만나도 좋겠지만 러시아에서 만난다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무역량은 중국과 56억 달러였지만 러시아와는 1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 오히려 러시아가 남북정상회담 자리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란코프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활성화 뿐 아니라 제2의 개성공단을 해주 등지에 조성한다면 북한의 도발가능성을 줄이고 남북교류를 통한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남북관계에서 이같은 교류와 함께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의 통합된 미래를 대비하려면 북한의 경제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은 지금 정치적인 의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만일 통합을 생각한다면 지금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에게 장학금 등을 지원해서 고급 인재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탈북자들이 의사, 기술자, 대기업사원 등으로 진출하면 북한의 변화 과정에서 그들이 영향도 끼칠 수 있고,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란코프 교수의 분석이다.?<글=박소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