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 김명근, 김수영 ‘눈’에 ‘바람의 서’로 화답하다
아시아엔(The AsiaN)에 ‘韓醫 김명근의 마음산책’을 연재하고 있는?칼럼니스트?김명근 한의사가 5일 아시아엔에 신춘 시를 보내왔다. 이상기 발행인이 세모에 김수영의 시를 선사하자 “새해 선물로 시를 받았으니 시로 답하는 게 멋이렸다”는 인사와 함께. 그는 “예전에 어느 바닷가에서 봤던 풍경를 적어 보았던 것인데 신년 분위기와 얼추 맞을는지?”라며 “새해에는 아시아엔의 바람이 바람처럼 퍼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람의 書
바람(願)은 바람(風)을 낳고
바다가 품은 것은
바람(風)인가, 바람(願)인가
물결
눈 뜬다
바위의 마-음이
바위의 마-알이 되어
하늘 끝자락
한 귀퉁이에
하얀 글씨로 적히면
바람(風)맞아 이는 바람(願)은
펜 끝을 타고
바람(風)되어 번져 간다
아래는 이상기 발행인이 김 칼럼니스트에게 보낸 글 몇 대목과 김수영 시인의 ‘눈’이다.
“김명근 친구, 지난 한해 정말 고마웠네. 좋은 글로 지면도 밝혀주고, 영감도 주었네.
이 신세를 어찌 다 갚을는지? 그대 글 속에서 삶과 정과 길이 꿈틀댄다고들 하네.
혹시 책으로 나올 땐 어떨까 더 기대가 되네. 새해에도 건강 많은 이들에게 나눠주길 기원하네.
아래 시를 조그만 새해선물로 대신하려 해.”
눈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1959년 석용원 시인이 편찬한 <현대학생애송시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