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아버님 댁 에너지 64% 줄여드려야겠어요”

현대자동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자동차가 전시된 부스에서 안남성 에너지기술평가원장, 지식경제부 이관섭 에너지자원실장 등이 수소연료전지에 대해 듣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2015년까지 유럽, 국내,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1000대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3만원 수소충전시(기름환산가격) 600km를 갈 수 있다. 양산까지는 인프라, 차량가격 등이 해결할 과제다. <사진=김남주 기자>?

에너지기술평가원, 연료비 공포의 겨울 앞두고 ‘에너지절약형 건물’ 기술 전격 공개

체온으로 발전해 작동하는 의료용구 기술…떠있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가스와 전기요금 때문에 가슴 졸일 겨울철을 앞두고, 가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전기로 충당해 냉난방 에너지 80%를 포함해 전체 주거용 에너지의 64%를 줄일 수 있는 ‘에너지절약형 고효율 전기에너지 주택’이 시중에 선보였다.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소재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수지(ABS)로 만든 마감재를 쓰는 한편 각종 센서, 제어기기 등을 무선 작동토록 해 인기척이 있을 때만 작동하는 식의 ‘에너지절약형 건물’이다.

대우건설 김지현 책임연구원

시공비 10% 더 투자해 연료비 30% 절약

대우건설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원장 안남성, 에기평)이 8일부터 이틀간 일산 킨텍스에서 220개 기업과 기관들이 개발한 우수 에너지기술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개최한 <2012 대한민국 에너지 R&D 종합성과전시회>에 참여, 친환경 소재와 에너지절약형 전기제어 기술 등을 적용한 ‘에너지절약형 건물’ 기술을 전시했다.

대우건설 김지현 책임연구원은 “공사비용 10%가 증가하지만 에너지 효율이 30% 증가함에 따라 최근처럼 에너지비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투자회수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주택시장이 주자재와 마감재, 배선, 채광, 인테리어 등 건축 관련 단열기술과 절전, 자연에너지 활용 등을 통해 주거용 에너지를 최고 80%까지 절감할 획기적인 친환경주택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에너지효율 극대화 설비’들이 어떤 기술로 만들어졌는지는 건설 및 부동산업계에서도 최근 초미의 관심사”라면서 “주택경기의 극심한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런 녹색기술 적용 주택들의 프리미엄은 점점 높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친환경주택은 태양광 발전 패널이나 소규모 풍력 설비 등 청정에너지 조달원은 물론 에너지 고효율 장치까지 적용, 일반주택보다 훨씬 높은 품격을 자랑하는 주택시장의 새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이승모 실장

체온으로 휴대폰 충전하는 시대

<2012 대한민국 에너지 R&D 종합성과전시회>에서는 지구촌에서 인류가 필요로 하는 모든 형태의 에너지를 둘러싼 한국 기업과 기관들의 연구개발(R&D) 및 혁신 노력을 한 몫에 살펴 볼 수 있다.

주거와 교통수단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주요 원천기술은 물론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기술, 산업용 에너지의 생산과 저장(전달), 활용 등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기술들의 연구개발(R&D)성과가 집대성 되는 자리인 셈이다.

의료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주목하고 있는 인체영역네트워크(Body Area Network, BAN) 시스템도 중요한 생체에너지기술로 소개됐다. 혈관을 타고 신체에 주입돼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센서에 체온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공급하는 박막형 열전소자 기술(한국기계연구원)이 선보였다.

이승모 한국기계연구원 지식경영홍보실장은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로, 사람 몸의 체온 정도의 열로도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그리드를 넘어선 마이크로에너지그리드

양방향 전력거래 및 실시간 신호처리를 할 수 있는 통합 소프트웨어 기술을 응용해 물 사용량과 가스 등 다른 에너지 사용량과 비용 전체를 한 눈에 보고 제어할 수 있는 한국마이크로에너지그리드(K-MEG)는 여러 기술이 복합돼 에너지전문가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효성 등 13개 회사가 에너지생산 그리드를 구축하고 KD파워 등 15개 회사가 ‘DC 배전 적용’ 등을, 나라 등 20개 회사가 에너지 소비 최적관리 시스템을 각각 맡았다. KT가 통합운영관리시스템 개발과 구축하고 삼성물산은 이 모델을 실증하고 사업화 하는 총괄대표 노릇을 하고 있다.

KT 그린에너지기획팀 김남균 과장

삼성물산 윤현주 K-MEG 사업단 과장은 “지식경제부 5대 에너지 미래기술 선도기술 과제 중 에너지 분야 대표과제로 69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김남균 KT 스마트그린개발단 과장은 “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효율적으로 운영, 에너지 자족도시를 구현할 수 있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전시회에서는 이밖에도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를 큰 돈 안들이고 빨아들이는 기술(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육지보다 바람이 훨씬 센 바다에서 풍력발전을 할 수 있는 떠 있는(부유식) 풍력발전기 기술 등도 선보여 관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에너지를 깨달아야 창조와 혁신 가능”

에기평이 주관하는 ‘2012 에너지 R&D 성과전시회’에서는 에너지 기술의 연구개발 성과가 우수한 기술, 사업화 정도가 우수한 기술들을 테마별 전시관 형태로 전시, 관람자들이 쉽게 관련 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에너지 기술분야의 연구개발(R&D) 인력들을 찾는 기업들과 함께 취업박람회를 운영하고, 미래형 청정 에너지기술에 관심 있는 과학기술 꿈나무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공모전과 체험관도 함께 운영했다.

서강대 최진석 교수가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는 질문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기평은 특히 이해가 쉽지 않은 에너지 기술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에너지 폭풍(The Next Energy Storming)”, “미래를 향한 에너지 상상력, 융합을 꿈꾸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유명 인문학 강사 초청강연도 진행됐다.

8일 오후 2시에 행사장 강단에 선 노자사상의 대가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는 “기술혁신은 인문학적 인격의 문제로, 자기 에너지의 주인이 될 때 진정한 창조와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제해상 풍력 포럼’ 등 에너지기술 주요 이슈별 포럼을 개최하고 기업과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인 기술사업화 확대를 위한 ‘맞춤형 1:1 비즈 만남(Biz Meeting)관’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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