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아시아를 만나다’ ⑤ 이란·버마


[이란] 타부(Taboo)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엔 SF적이고, SF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현실적인 기이한 영화 <타부>는 역시 극영화라고 하기에는 지극히 다큐멘터리적이었던 데뷔작 <파이프 안의 세 남자>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이란의 바히드 바킬리파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온통 은박매트로 뒤덮인 기이한 집안.

노인은 방재용 은박매트로 된 의상 위에 몇 겹의 옷을 더 입은 다음 밖으로 나간다. 어둠이 짙게 깔린 도심에서 노인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터널 속에서 갑자기 멈춰버린 차를 수리하는 일, 건물의 지하에서 기계들을 수리하고 고치는 일, 3D 극장의 기계실에서 무언가를 작동시키는 일 등. 심지어 그는 누군가의 취미(총 쏘기)에 이용 당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집에서 바퀴벌레를 잡기도 한다.

새벽노을이 깔릴 즈음, 비로소 고된 몸을 뉘이는 노인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응시하는 장면이 가장 아름답게 손꼽힐 법도 하지만, 노인이 갑자기 갇히게 된 엘리베이터 안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편집 없이 보여주는 장면이야말로 이 노인의 삶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감동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영화의 초반부에 밝히듯 이 영화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바치는, 아버지에 관한 영화이다. (박진희 디렉터)

감독 바히드 바킬리파(Vahid VAKILIFAR)????

1981년 이란 케르만샤 태생으로 테헤란 소재 수레대학 영화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여러 편의 장편 극영화에 조감독으로 참여하며 경력을 쌓았고 <하베리>(2004) 등을 연출했다. 그의 장편 데뷔작 <파이프 안의 세 남자>는 부산국제영화제, 산세바스찬영화제 초청을 받았다.

상영시간 및 극장 : 10월11일 오전 11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월12일 오후2시 메가박스 해운대 1관?


[버마] 빈한한 삶 (Poor Folk)

태국에서 불법 이주노동자로 살아가는 버마인들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아홍과 그의 누이는 여러 명의 다른 미얀마 젊은이들과 함께 태국 국경을 몰래 넘어온다. 이런 밀입국은 대개 밀수집단에 의해 주선되며, 상당수의 여성이 태국으로 넘어오자마자 성매매업소로 넘겨진다.

그들은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소녀들인 경우가 많은데,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선금을 받고 팔려오는 것이다. 아홍의 누이도 마찬가지다. 누이에게 “돈 벌어서 반드시 찾으러 갈게. 기다려”라는 말만 남기긴 채, 아홍은 방콕으로 향한다. 그는 누이를 찾아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태국에서 수년간 불법 이주노동자로 지내고 있는 남자의 수하로 들어간다.

그러나 유례없는 홍수사태로 돈벌이는 힘들어지고, 아홍과 그의 보스는 어쩔 수 없이 어둠의 세계에 손을 뻗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의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현실을 직시하기가 너무 두렵고 버겁기 때문이다. 불안과 공포가 언제 해고되고 추방당할지 모르는 이주노동자의 삶을 지배한다. 그래서 그들은 차라리 불법체류자이기를 선택한다. 그 선택이 그들을 더 무자비하고 부당한 곳으로 안내할 것인데도 말이다. (김정선 디렉터)

감독 미디 지(Midi Z)

버마에서 태어나 국립대만기술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미디 지 감독은 다양한 작업 경력을 갖고 있다. 단편 졸업작품인 <팔로마 블란카>는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다른 단편 작품들로는 <모터사이클 드라이버>(2008) 및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제작한 <화씽사고>(2009)가 있다. 2011년 장편데뷔작 <버마로의 귀환>을 만들었고, 이 작품은 같은 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를 비롯, 여러 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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