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슬람은 ‘라마단’…“외국에서는 어떻게 보낼까?”
“사후르… 사후르… 사후르….”
동이 틀 무렵, 마을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온다. 픽업차를 타고,?확성기를 통해 이웃들에게 종교 노래를 들려주며 이렇게 외친다. ‘사후르(Suhoor)’는 아랍어로?’단식이 시작되기 전에 먹는 음식’을 뜻한다. 이런 장면은 라마단 기간 중?인도네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이렇게 이웃을 깨워?밖으로 불러낸 뒤 해가 뜨기 전에 사후르를 먹는다. 무슬림들이 라마단 기간에 함께 모이는 것은 서로에게 단식을 일깨우고 마음을 평화롭게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단식을 깨우는 달콤한 ‘콜락’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단식 기간에 나름의 전통이 있다. 12시간동안의 단식을 마친 뒤 무슬림들은 ‘콜락(Kolak)’이라고 불리는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면서 그날의 단식을 끝낸다. 콜락은 코코넛 우유와 팜 설탕에?바나나와 달콤한 감자를 담아?차갑게?해서 나온다.
단식을 끝낸 뒤 저녁식사를 하고 다섯 번째 기도를 마치면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 중에 하는 특별 기도를?한다.?타라위(taraweeh)라고 부르는 이 특별기도는 대개 저녁 7시부터 8시반 정도에 이뤄진다.
해외에서 맞는 무슬림의 라마단
단식 체험은 나라마다 다르다.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서 무슬림들은 여름철 낮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더 오랜시간 단식을 해야 한다.
한국에선 올해 단식시간이 하루 16시간 30분이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는 무슬림들은 저마다 다른 체험을 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2년 넘게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하지즈아 빈티 알리 고려대 대학원생은 한국에서의 단식 경험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단식 시간이 더 길지만 날씨가 말레이시아만큼 덥지 않다”면서도 “고향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단식했던 시간이 그립다. 지금은 혼자서 식사를 준비하며 금식을 마쳐야 하는 낯선 외국인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에서 온?아다 파지리 서울대학생은 “한국에서는 단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학생 기숙사에서 지내는데 음식을 많이 팔지도 않고 기숙사에서 요리할 수도 없다. 단식이 끝나는 시간에는 이미 기숙사 카페테리아가?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단식하면서 내가 어떻게 견디는지 궁금해 한다.?그들은 내가 먹고 마시지 않으면서?괴롭지는 않은지 물어보곤 했다”고?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어릴 때부터 단식을 해왔기 때문에 배고픔이나 라마단 기간 동안의?목마름 정도는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아다는 한국에서 단식을 하는 것에 대해 “외국에서 단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외국에서 단식하는 것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했고, 더 자유롭게 나 자신을 관리해야 했다.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참여 무슬림들은 ‘단식’ 연기도
한편 라마단 기간과 겹치는 27일부터는 런던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허핑턴 포스트>는 3000명 이상의 무슬림 선수들이 올해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다며 “많은 무슬림 선수들이 단식을 하면서 경기에 참여할 것이라고 결정한 반면 또 다른?무슬림 선수들은 그들의 단식기간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번역 여홍일 기자 news@theasian.asia
*원문은 아시아엔(The AsiaN) 영문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www.theasian.asia/?p=25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