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은 ‘애정남’···친일vs애국의 경계를 ‘풀다’
친일과 애국 사이의 경계, 애매하기만 한 걸까? 9일 밤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가슴 뛰는 상상,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에서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의 해답은 명쾌했다.
“일제 때 공부 잘하던 수재들이 경성제대에 들어가 고등고시 합격하고 판검사가 된 사람들, 해방되어 어떻게 됐나. 반민족행위로 처벌받았다. 같은 민족이 일제의 억압을 받는데, 자신의 출세에만 관심 갖고 영달한 결과다. 목숨 걸고 독립운동까지는 못 하더라도, 독립군 자금을 조금 보탠다든지 일제의 판사 검사가 됐더라도 독립운동하다 잡혀온?우리민족에게 최소한의 법정형벌만 내렸다면?해방이 돼서도 친일반역죄를 덜 받아도 됐을 것이다. 그들이 시대적 과제를 이해하고, 공동체가 바라는 방향과 같은 쪽으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
법륜스님은 “결혼도 안 하고 아빠가 돼 본 적도 없는 분이 주례사를 쓰고 부부상담을 잘 하는 비결이 뭔가?”라는 청중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태평양 물을 다 마셔봐야 바닷물이 짠지 안 짠지 아느냐. 인간관계에서 심리 문제는 99% 동일하다. 스님은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 아니냐. 중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법륜스님은 “30년전 학원선생할 때, 앞으로 중국이 유망하니 중국 관련 학과를 가라고 하면 학부모들이 무척 못마땅해 했다”며 “그때 내 말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했다.
이상기 기자 winwin0625@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