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강화·하점 두 초등학교에서 박철호 전무와 티볼강습 하다

하점초교에서 진행된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에서 이만수(가운데) 감독과 티볼연맹 박철호(맨 왼쪽) 전무가 학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올해도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이 봄부터 시작해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어 간다. 한달 전에 티볼연맹 박철호 전무로부터 연락이 왔다. 올 1월부터 해외로 시작해 정신없이 다니다보니 ‘찾아가는 티볼교실’에 함께 해달라는 박철호 전무의 부탁에 응하지 못했다.

한달 전에 박철호 전무가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있는 강화초등학교와 하점초등학교에서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을 할 수 있느냐며 연락해 왔다. 이날 만큼은 만사 제쳐두고서라도 무조건 강화군으로 찾아가 어린아이들과 함께 티볼교실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23일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다.

이만수 감독이 학생들에게 타격 폼을 시범하고 있다. 

강화초등학교 첫 수업이 아침 9시 시작했다. 학생들과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을 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즐거워하고 재미있어 하는지 모른다. 무엇보다 어린 학생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이다. 처음 해보는 티볼로 인해 학생들이 신기해 하기도 하고 또 재미있어 하고, 행복해하는 것을 보며 나 또한 힘든 스케줄이지만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한사람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하고 즐거워 한다면 나는 그길을 선택할 것이다. 

오후에는 장소를 옮겨 하점초등학교로 달려갔다. 다행히 하점초등학교가 강화군 안에 있어 힘들이지 않고 찾아갈 수 있었다. 하점초교는 강화초교와 달리 전교 학생수가 43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강화초교가 설립된 지 올해 128년이 된다고 하니 가히 놀라울 뿐이다. 하점초교도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가 학생이 없어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로 인해 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이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모른다.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날 나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아 얼굴에서 경련이 일어날 정도였다.

이만수 감독과 박철호 전무(오른쪽)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선생님이 박철호 전무가 하는 것을 일일이 체크하면서 운동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다행히 티볼은 교과서가 있고 또 티볼연맹에서 만든 티볼 룰과 경기방식들이 있는 책자가 있어 누구나 쉽게 가르칠 수 있다.

1998년 시작된  ‘찾아가는 티볼교실’은 처음에는 학교측이나 야구계, 정부조차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26년째 접어든 이 프로그램은 티볼을 알리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이만수 감독이 한 학생에게 배트 잡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티볼교실은 교육부의 공문으로 지역별로 학교를 선정하고 티볼수업 교보재 후원과 유명 야구인으로 구성된 KBO 재능기부위원, 티볼 지도자를 파견하여 타격과 수비 등 기초연습과 티볼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참여하여 학교체육 티볼활성화를 통한 야구발전이 목적이다.

이제 티볼은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당당히 등재되어 정식수업에 들어가 있다. 이렇게 티볼이 자리잡기까지는 티볼연맹의 박철호 전무이사의 노력과 수고가 컸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야구를 사랑하고 친해지도록 하기 위해서 위험하지도 않고,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티볼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박철호 전무는 6년 동안의 일본 유학기간 동안 티볼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다.

그는 비야구인이지만 야구인들보다 더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한국야구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야구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이런 숨은 공로자들 덕분에 올 한해 1000만 관중을 돌파하게 되었다.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나 또한 2016년부터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을 시작한지 어언 9년째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야구나 티볼이 학교 체육수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는 입시위주의 수업편성이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체육시간이 줄어든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체육시간은 중요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절대 축소되거나 폐지되지 않는다. 한창 신체발달이 활발한 청소년들에게는 에너지를 맘껏 쓸 수 있는 체육시간이 절대 필요하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처음 티볼을 접한 계기는 2016년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 강사 역할이었다. 최근에도 KBO와 교육전문가들 요청으로 야구로 통하는 티볼캠프, 지체장애자 티볼대회 등 티볼 관련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티볼은 안전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야구 리드업 경기이며 유소년과 여학생의 야구활동에 적합한 스포츠이자 학교체육 교과종목이다. 그래서 사단법인 헐크파운데이션의 동남아 야구보급 일환으로 라오스와 베트남 그리고 캄보디아에도 티볼을 보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티볼장비를 허구연 총재가 개인후원하여 동남아 야구보급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을 기다리고 즐거워하는 학생들이 잠재적 야구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야구인들이 더 많이 참여해서 티볼이 활성화 되는 것이 야구발전에도 도움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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