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진의 시선] ‘인동초’…”인고(忍苦) 찬미를 넘어 자연 신비를 간직한 금은화”

길섶에 핀 인동초를 이틀간 연속으로 찍었다. 위 사진은 토요일(2024년 8월 31일) 아침에 찍었다. <글/사진 황효진>

추운 겨울을 푸른 이파리로 견딘다
따사한 봄에는 개화 욕망을 억누른 채
주변에 기대어 광합(光合)의 일터에서
넝쿨의 덩치를 키운다
마침내 뜨거운 여름날에
해오라기를 닮은 하얀 꽃을 피운다

토요일 아침, 인동초는 꽃등에의 중매로 수분에 성공한다. <사진/글 황효진>

인내의 열매는 단 것일까?
노란 꽃술을 꿀물로 가득채우고
인동의 고통을 사랑의 환희로 이끌
중매쟁이 꽃등에(flower fly)를 초대한다

인동초,
수분(受粉) 후
수정의 환희 끝에
중세의 연금술사를 비웃듯
하얀 꽃잎을 노란 꽃잎으로 바꾸며
은빛 세상을 금빛 세상으로 수놓는다

인동초,
속세의 인고(忍苦) 찬미를 넘어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금은화(金銀花)다

일요일 오후 찍은 사진. 꽃등에가 다녀간 후 수분에 성공한 인동초의 은빛 꽃잎이 단 하루만에 금빛 꽃잎으로 변신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 황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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