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멈춤’ 최명숙
바람 앞에
서보지 않은 사람에게
세상은 스쳐 지나가는
차창 밖 풍경 같지
그대의 길을
정확히 멀리 보려면
잠긴 빗장을 열고 나와
멈춰진 풍경을 보아야 해
문득 가버린 것들이 아득히 멀고
정체된 자신의 자화상을
마주 보는 그곳에서
그러나 영원한 멈춤이란 없고
단지 잠시 머문 순간을
못 참아 할 뿐이지
멀리 가기 위해
멈춤의 선에서 바람 앞에 서보자
그대의 생애 먼 길이
덧없다 생각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