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칼럼]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던지는 질문들
대학에서 학생들이 여러 가지 문제로 방황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상담하고 돌아갈 때 대개 이렇게 말한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자기가 걷고 싶은 길을 찾은 사람은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이 필요하지 않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은 지금 걷고 있는 그 길이 온전히 자기의 길이라는 확신이 없을 때 하는 것이다. <노인과 바다>에는 산티아고 할아버지가 ‘나는 좀 더 성실해야 해. 열심히 해야 해. 게으르면 안 돼’하며 다짐하는 모습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어부라는 직업이 곧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누가 말려도 가는 길이다. 외로워도 가는 길, 늙어도 가는 길, 큰 상어들과 전투를 치르고 난 후에도 가야 할 길이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들은 그 전투와 여정에서 많이 흔들린다. 그리고 신세타령을 시작한다. 더러는 울기도 한다. 하지만 산티아고 할아버지는 상어와 싸우고도 자기만족에 어린아이같이 평화롭다.
많은 사람이 무엇을 할 때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런데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걷는 길에 자기 자신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 자기 자신을 알려면 몇 가지 질문이 있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이 짧은 인생을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내가 죽기 전까지 해내야 할 사명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매우 절박하고 적극적으로 제기해 자기만의 길을 발견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길을 찾을 때 다른 사람에게 좋아 보이는 것, 부모님이나 사회가 좋다고 하는 것을 좇으려고 한다. 물론 이것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일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지는 단계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사람이 ‘열심히’라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는 없다. 나도 ‘이것이 내 일이구나’라고 자각하기 전까지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많이 했다. 그런데 내 길이 나를 완성시키는 중요한 길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진심을 다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