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칼럼] 대한민국, 여기까지만 살다 갈 수는 없다

“우리가 한 번만 더 각성하면, 더 자유롭고 더 독립적이며 더 높이 살다 갈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어야 한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한반도 지도

36년간의 식민지를 벗어나 신생 독립국으로 재탄생한 우리는 소란과 갈등 속에서도 찬란한 역사를 썼다. 경제, 정치, 문화, 학술, 사회, 과학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세계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건국(새정부수립) – 산업화 ? 민주화의 직선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현대사에서 이런 기적을 이룬 나라는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 대한민국은 기적을 이뤘다.

그러나 우리는 멈췄다. 흔히 말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 ‘따라하기’와 훈고의 습관을 벗지 못하고 있으며, 정치는 진영에 갇혔다. ‘민주화’ 다음으로 넘어가는 도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중진국 함정을 빠져나와 민주화 다음을 도모하는 일이다. 민주화 다음의 단계를 일단 선도력을 갖춘 나라, 즉 선진국으로 표기하기로 한다.

건국 세력(새정부 수립 세력)은 자신의 역할을 한 다음, 산업화 세력에 의해 도태되었다. 산업화 세력은 자신의 역할을 한 다음, 민주화 세력에 의해 도태되었다. 역사의 발전이란 과거 세력이 도태되고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민주화 세력이 도태되고, 선진화 세력이 등장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의 운명은 선진화를 담당할 새로운 세력을 등장시키느냐 못 시키느냐로 판가름 날 것이다.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전술 국가를 넘어 전략 국가로 상승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 높이에 오를 수 있는 시선으로 무장하고 인격적으로 단련해야 한다. 삶의 태도와 시각에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훈고의 습관을 창의의 생명력으로 바꿔야 한다. 대답하는 습관을 질문하는 습관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따라하기’를 넘어 독립적 사고력과 태도를 갖춰야 한다. 더 과학적이어야 한다.

감성을 벗어나 지적인 논리를 갖춘 독립적 인격으로 성장해야 한다. 예술과 문화와 인문적인 소양을 갖춰야 한다. 감각과 본능에 좌우되는 판단 능력을 좀 더 이성적이고 논리를 갖춘 사고력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어떻게 살다 갈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본격적으로 묻기 시작해야 한다. 헌 말 헌 몸짓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새말새몸짓’으로 무장해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생존해 온 민족인가. 우리가 어떻게 번영시킨 나라인가. 여기까지만 살다 갈 수는 없다. 우리가 한 번만 더 각성하면, 더 자유롭고 더 독립적이며 더 높이 살다 갈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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