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MVP 1순위 NC 페디 투수 ‘스위퍼’ 위력은?
프로세계 생존 위해선 끊임없이 연구·공부·연습해야
벌써부터 2023년도 우리나라 프로야구 MVP 1순위는 NC다이노스의 에릭 페디 투수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NC 이진만 대표도 페디가 올해 이렇게 잘 던져 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5선발을 지냈던 투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잘 던져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진만 대표는 페디 투수의 겸손함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페디가 올해 유난히 잘 던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진만 대표에 의하면 ‘스위퍼’ 구질 때문이라는 것이다. 페디는 이전까지 한번도 ‘스위퍼’ 구질을 던지지 않았다고 한다. 야구인들이나 일반 팬들에게 ‘스위퍼’라는 단어는 많이 낯설다.
그런데 지난 WBC 세계대회에서 일본대표팀 에이스 오타니 투수가 ‘스위퍼’라는 구질을 던져 세계 최고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던 장면을 직접 TV로 보았다.
“2023년 야구를 보다보면 새로운 단어를 듣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스위퍼’라는 단어인데 MLB에서 유행하고 있는 최신 변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오타니를 비롯한 유명투수들이 주 무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위퍼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스위퍼란 수평이동으로 구별되는 브레이킹 볼의 변형입니다. 위 아래보다 가로로 더 많이 움직입니다. 스위퍼는 본질적으로 슬라이더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지만, 슬라이더보다는 커터에 가까운 구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스위퍼는 슬라이더의 한 종류이긴 하지만 슬라이더를 스위퍼로 바꾸려면 그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퍼온 글)
페디는 큰 키에 좋은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다. 나는 높은 곳에서 페디 투수의 구질을 보았지만, 정말 올해 가장 잘 던지는 투수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전광판을 보는데 평균 구속이 시속 154km, 슬라이드는 134~136km까지 나왔다.
오타니 투수의 빠른 구질과 주 무기인 ‘스위퍼’는 영상으로 많이 보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력적인 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진만 대표가 “페디가 던지는 구종이 슬라이드가 아닌 ‘스위퍼’니 자세히 보라”고 말했다.
이진만 대표가 언급하지 않았다면 나도 페디가 던지는 구질이 슬라이드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위에서 보아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옆으로 빠르게 꺾이는 구질은 정말 일품이다. 슬라이드처럼 약간 위에서 옆으로 꺾이는 구질이 아니라, 직구처럼 왔다가 곧바로 옆으로 흘러가는 볼이었다. 지난 10일 내가 관람한 경기 중 8회말까지 97개를 던졌는데 스피드가 한번도 줄어들지 않고 시속 153~154km를 유지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커터(Cutter) 구질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슬라이드도 아니었다. 내 기억으로 커터를 가장 잘 던지는 투수는 뉴욕양키스에서 은퇴하고 2019년 MLB 명예의전당에 헌액되어 영구 결번 한 마리아노 리베라(Mariano Rivera)다.
내가 2006년까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지도자로 활동할 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PNC 파크에서 메이저리그 올스타 경기를 한 적이 있다. 두번째 미국 메이저리그 올스타경기에서 마리아노 리베라 투수의 볼을 불펜에서 직접 받아본 적이 있다.
마리아노 리베라는 미국의 역대 마무리 투수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칭찬을 받은 선수다. 마리아노 리베라 투수의 볼을 받는데, 특히 내추럴(Natural) 커터는 처음 받아 보았다. 그동안 말로만 들었는데, 커터가 거짓말처럼 황홀할 정도로 정교하게 날아오는 것이었다.
사실 마리아노 리베라 투수는 커터를 마음먹은 대로 던졌다. 그래서 왼손 타자들이 마리아노 리베라 투수의 볼을 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커터도 두 종류로 던졌다. 특히 가운데에서 몸쪽 안으로 파고드는 커터는 모든 왼손타자들이 경악할 정도로 무서워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지난번 WBC 세계야구대회에서 오타니의 ‘스위퍼’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구질이다. 지난 10일 NC다이너스 선발투수로 나온 페디도 오타니 투수처럼 똑 같은 구질을 던졌다.
내가 직접 받아 본 마리아노 리베라 투수의 구종보다 조금 더 가로로 휘는 것이 ‘스위퍼’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어떻게 이런 구종이 나타나게 되었는가? 그것은 다름 아니라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어마어마한 타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투수들이 이들을 상대하려면 기존의 커브나 슬라이드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로 나온 볼이 ‘스위퍼’ 구종인 것이다. 특히 요즈음 타자들이 어퍼 스윙을 많이 하므로, 직구 커브 슬라이드로는 이들의 힘과 기술을 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온 ‘스위퍼’는 수평 이동으로 구별되는 브레이킹 볼의 변형이다. 위 아래보다는 가로로 더 많이 움직인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슬라이더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지만, 슬라이더보다는 커터에 가까운 구종으로 볼 수 있다.
일본팀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비결도 오타니의 새로운 구종인 ‘스위퍼’에 있었다. 빠른 속도로 날아와서 가로로 빠르게 흘러가는 ‘스위퍼’ 구종에 세계 타자들이 꼼짝 못했던 것이다.
에릭 페디 투수도 올해 NC다이너스 팀에 들어온 뒤 WBC 세계야구대회에 나왔던 오타니 투수의 ‘스위퍼’ 구종을 보고 새롭게 장착했다는 것이 이진만 대표의 이야기였다. 2023프로야구 최고 투수는 단연 에릭 페디다. 시속 153㎞를 웃도는 빠른 공에 새로운 구종인 ‘스위퍼’를 앞세워 우리나라 타자들을 속절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그날 이진만 대표가 페디 투수에 대해 많이 언급하기에 더욱 유심히 끝까지 경기를 보았다. 페디 투수가 유감없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날이었다. 8회말까지 시속 153~154km를 던졌는데, 스피드가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무려 12년만에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평균자책·다승·탈삼진 1위)을 향해 꾸준히 달려가고 있다. 이날 페디는 충분히 완봉승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9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올해 처음으로 리그 전체에서 시즌 첫 완봉승을 거둘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페디는 아쉽게 9회 1점을 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페디 투수는 이날 승리로 평균자책, 다승, 탈삼진 모두 리그 1위에 올랐다. 2011년 KIA 윤석민 투수 이후 처음이자 외국인 투수 최초로 3관왕에 도전한다. 올해 페디는 시즌 18승(6패)째로 14승의 KT 웨스 벤자민과 격차를 벌렸다. 삼진 9개를 추가하면서 키움 안우진도 마침내 제쳤다. 페디는 삼진 169개, 안우진은 164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