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의 시선] 네팔 유학생들의 반짝이는 눈 

동대문역에서 만난 네팔 유학생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에서 네팔 유학생 5명을 만났다. 한국에 온 지 일주일째, 모든 게 신나고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그들은 네팔의 카트만두, 포카라, 나왈파라시 등 여러 곳에서 왔다.

한국에 네팔 사람들이 6만명 있다. 20여년 전에는 거의 없었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한국인 중에서 네팔을 그저 에베레스트 설산(雪山)으로만 인식하는 이들도 있다. 네팔 출신들에게 이렇게 묻는 사람들도 있다. “당신 나라에는 눈밖에 없을 텐데 감자나 사과도 있어요?”

네팔엔 8천m 넘는 산이 8개 있다. 세계적인 산악국이니 당연히 설산도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은 그들도 거의 못 가본다고 한다. 나라가 넓다 보니 기후대도 다양하다. 히말라야쪽은 만년설이 있다. 수도 카트만두에는 사계절이 있다. 남부는 대평원이 펼쳐져 있다. 악어, 호랑이, 코끼리, 공작 등 야생동물이 정글에 산다. 이 지역 사람들은 아열대기후라 평생 눈을 못 본다. 레몬이나 커피, 바나나도 생산된다. 한국보다 다양한 과일과 채소가 자란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눈 내리는 걸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런 이들에게 “네팔에서 추워 어떻게 살아요?” 하니 웃는다. 네팔에 가본 적 없지만 선입견으로 그리 묻는다. 한국인이 외국인들에게 질문할 때 조심해야 한다. “당신 혹시 이런 거 본 적 있느냐?”며 다분히 교만한 질문도 한다.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부처님 탄생지인 룸비니에 중국인이 300억원을 투자해 카지노가 곧 들어선다고 한다. 네팔 왕가의 생존자인 공주와 그녀의 남편이 열렬한 친한파다. K회장과 친분이 있어서 지분도 15% 주고 카지노에 관여하게 한단다. 네팔에 카지노가 7~8개 있다. 중국이나 인도 부자들이 와서 놀고 돈을 잃고 간다고 한다.

나는 룸비니로 가느라 포카라에서 장장 13시간 동안 차를 탔었다. 그날따라 도로 사정상 더 걸렸다. 태국이나 라오스 등 동남아 불교 성지 순례차 온 외국인들이 많았다. 나는 종교를 떠나 석가모니가 탄생한 룸비니를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본다.

외국에 가서 함부로 말하는 거 주의해야 한다. 한국에 200여개 나라 지구촌 이웃들이 있다. 한국 거주 외국인이 250만명 넘는다. 유학생이나 노동자 등이 대거 들어와 500만명을 웃돌 전망이다. 필연적인 다문화시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으면 우리도 조롱 받는다. 좋은 이미지를 갖고 한국에 온 유학생과 관광객들이 상처 받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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