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의 시선] 한복…이렇게 활용하고 저렇게 개선을
옷은 입은 사람의 국적, 직업, 종교, 민족, 신분, 성별, 사회적 지위 등을 잘 나타낸다. 때로는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고 권력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오래 전 싱가포르로 떠날 때 어린 딸과 아들에게 한복을 입혔다. 당시 출국장인 김포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외국인들이 “오우! 아주 귀엽다”며 “당신 아이들의 사진 찍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외국 갈 때 한복 챙겨가기를 잘 했다. 외국의 국제학교에서는 유엔데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른다. 수십 개 나라 출신의 어린이들이 자기 나라 전통의상을 입은 채 국기를 들고 교내를 행진한다. 외국 사람들이 한복에 관심이 많다. 외국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한복을 손수 입어보게 하고 기념사진을 찍어줬다. 그러면 말할 수 없이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요즘 인사동이나 경복궁 근처에 한복 대여를 하고 돈을 받는 점포들이 많다. 중앙정부나 전국 지자체가 관광지마다 무료 한복 체험 공간을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 가난한 외국 노동자들이나 유학생들은 비싼 돈을 내고 한복 입어보기 체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복은 치마가 길고 소매도 길다. 그래서 얼굴을 제외한 신체를 대부분 가리는 이슬람권 출신들은 매우 친숙하게 느낀다. 그들이 한복의 아름다움에 더 탄복한다. 그래서 디자인만 약간 바꿔 그들의 의복문화에 도전해도 좋을 것 같다.
대한민국의 해외 대사관, 각국별 오지에 나가 있는 기독교 선교조직, 한인회, 200개 넘는 나라에 퍼져 있는 태권도 조직을 통해 한복 알리기나 한복 체험을 시도하면 좋겠다.
중국계 싱가포르인 친구 부부의 아들 첫돌 때 특별한 선물을 줬다. 우리로 치면 돌 때 한국 남자 아기의 한복으로 된 돌복을 선물한 적 있다. 그 아기가 크면서 한국에 관심을 가지라는 의미였다. 아이 부모는 감격해 했다. 자기 아이의 생일을 위해 한국에서 공수해온 한복을 선물로 받았으니 기쁜 건 어쩌면 당연했겠다.
필자는 국제행사나 출장 시 가장 먼저 한복을 챙긴다. 수십 개 나라 귀빈들 앞에서 한복으로 대한민국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