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캄보디아에 야구가 활짝 필 그날까지

2023년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제야구대회에서 라오스야구협회 캄파이 회장(가운데)과 캄보디아야구협회 다라 회장. 이만수 감독(왼쪽)은 라오스, 베트남에 이어 캄보디아에 야구를 보급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계획을 실천할 꿈에 부풀어 있다. <사진 헐크파운데이션> 

캄보디아 야구협회(CBSF) 협회장 다라(Dara)씨와 미국인 앤드류(Andrew) 감독은 지난 2월말 열린 라오스국제대회와 5월초 태국대회에서 만났다. 두사람과 야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캄보디아에 가서 야구 재능기부를 약속했다.

캄보디아 야구와의 인연은 라오스에서 야구를 시작하고부터 다. 언젠가 캄보디아로 건너가 야구를 전파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낯설지 않았다.

거기다가 KBO 허구연 총재께서 캄보디아에 야구장을 건설했다는 소식을 예전부터 듣고, 언젠가는 캄보디아로 건너가 야구를 보급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져왔다. 내가 처음 라오스에 갈 때만 해도 캄보디아에서 야구를 전파하는 분이 있다는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 몇번 보았다.

캄보디아 야구는 현지에서 ‘Pastor, Kevin Kim'(김케빈 목사)으로 불리는 한국인 교수님이 본격적으로 씨앗을 뿌리는 덕택에 캄보디아 선수들이 야구를 통해 현재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캄보디아 야구는 라오스보다 더 일찍 시작하고 먼저 출발했지만 체계적인 훈련 및 지도자가 부족해 현재는 라오스보다 기량 면에서는 조금 뒤떨어지고 있다.

헐크파운데이션 조경원 단장(오른쪽)

이를 안타깝게 여겨온 헐크파운데이션  조경원 단장과 최홍준 부장이 오는 11월 말  캄보디아로 건너가 심판아카데미 및 야구교실을 열기로 했다.

조경원 단장과 최홍준 부장이 선두에 서서 전문 심판진에 의한 자체 심판 양성을 위한 기본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조 단장과 최 부장,  그리고 조성제 심판, 이인호 심판, 박상호 심판, 손기한 심판, 신현민 심판, 방병수 심판 등이 6박 7일 동안 이들을 위해 헌신하기로 했다. 11월 22일 입국해 11월 30일 귀국하는 스케줄이다. 

2023년 2월 라오스야구대회에서 재능기부를 한 심판진이 의료진 기록원 등과 사진촬영. <사진 이상기 기자>

장소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브론즈 레이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한다. 그리고 기술부문에서는 이경필 후배와 정종필 후배가 캄보디아 국가대표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기본 과정부터 고급 과정까지 현장에서 직접 코치해 주기로 했다.

특히 투수 파트에서는 이경필 후배가 투구 및 송구 그리고 하체밸런스를 사용하는 방법과 중심이동 등에 대해 지도할 계획이다. 

타격 부문에서는 정종필 후배가 타격 및 베이스런닝 그리고 번트 등에 대해 지도해 주기로 했다. 또한 팀 오펜스(Team Offense ) 및 팀 디펜스(Team Defense )까지 겸해서 가르치기로 했다.

포수 파트에서는 이만수가 포수의 자세 및 여러 부분에 대해 짧은 기간이지만 최대한 시간을 활용해 젊은 선수들에게 가르쳐 주려고 한다.

1. Catching (Framing)
2. Throwing
3. Blocking
4. Home plate Tag play
5. Bunt Defence
6. Short wild pitch
7. Run Down play
8. Not out

이번에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한 것은 캄보디아 야구인들을 대상으로 심판 양성을 위한 기본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1. 심판의 기본자세 , 루심 기본콜(아웃, 세이프, 인필드플라이 등)
2. 상황에 따른 2심제 기본 포메이션 (주자 있을 때와 없을 때 , 더블플레이 등)
3. 자체 토너먼트 경기 참관 교육.

현재 최홍준 부장은 캄보디아 심판위원장으로 임명된 상태다. 최홍준 부장이 캄보디아 심판위원장이 되었다는 소식에 라오스 스탭들과 베트남 스탭 그리고 헐크파운데이션 모든 스탭들이 경사가 났다며 축하해 주었다.

헐크파운데이션 최홍준 부장(왼쪽)

지난 4월 최홍준 부장이 캄보디아 심판위원장이 되면서 심판 파견 및 심판 강습회 약속을 했는데, 이번에 실행하게 된 것이다. 

현재 캄보디아 야구협회(CBSF) Mr. Dara 회장은 올림픽위원회 회관에 자리 잡은 채, 선거로 임원을 선발하고 투명한 조직을 운영할 정도로 앞서가는 분이다. 또 야구장을 포함해 리조트를 동반한 캄보디아 최초의 스포츠타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지를 이미 매입해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금은 캄보디아 야구가 단단히 뿌리 내리는 시기라고 본다. 강한 자생력이 있기에 원조 대신 우리는 그들과 협력, 협업, 지속적인 관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 

내가 왜 캄보디아 야구를 위해 이렇게 뛰어다니고 이들에게 주목하고 있는가? 그것은 캄보디아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는 킬링필드란 이름으로 알려진 대학살을 통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200만명이 숨진 나라다. 불과 50년 전 일이다. 

인적자원은 물론 경제발전도 당연히 주변국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야구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다.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들이 갖고 있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나는 이미 야구를 통해 라오스 젊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비전과 목표의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캄보디아 청소년들도 야구를 통해 꿈과 비전을 갖길 바란다. 언젠가 활짝 피어날 캄보디아 야구를 위해 이 아침 간절한 마음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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