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누가 움직이고 있나?

78주년 광복절 경축사 하는 윤석열 대통령


34년째, 대한민국의 권력지도 조사·분석 <시사저널> 보도

문재인·김건희 존재감·영향력 커져, BTS·손흥민 ‘월클’
천공, 대통령에 영향 큰 3위, 이래 갖고야 나라가 어디로

대한민국은 누가 움직이나? 2023년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파워·에너지의 흐름, 달리 말하면, 민심이 가리키는 풍향계의 향방이다. ‘한국을 움직인다’는 말은 민심이 반응한다는 거다.

민심의 흐름과 시대정신이 가리키는 파워맨들은? 시사저널은 창간 이후 34년째 영향력 조사를 해왔다. ‘대한민국 권력지도’에서 돞아본 결과, 잊혀진 존재이길 거부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김건희 여사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게 높아, 눈길을 끈다. BTS와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 반열에 우뚝 서있었다. 대한민국 권력지도는 보여준다.

나라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민초들이 지금 무엇을 중시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전문가와 함께 국민의 의견도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와 국민 각 500명의 선택은 비슷하게 나왔다. 전문가 ‘톱10’은 윤석열 대통령(58.8%), 이재명 대표(25.4%), 이재용 삼성회장(13.4%), 한동훈 장관(9.0%), 김건희 여사(6.6%), 문재인 전 대통령(6.6%), BTS(6.4%), 손흥민(6.2%), 고 노무현 전 대통령(5.4%), 박정희 전 대통령(4.8%)순이다. 

국민 ‘톱10’ 역시 윤석열(69.0%), 이재명(34.4%), 이재용(23.6%), 한동훈(17.6%) 순이며 이어 유재석(13.6%), 김건희(12.4%), BTS(11.6%), 문재인(10.4%), 손흥민(9.0%), 김연아(5.0%)를 꼽았다. 

‘윤석열-이재명-이재용-한동훈’는 전문가와 국민 모두 ‘톱4’로 순서도 동일했다. 전문가들은 ‘톱10’에 노무현·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을 넣었다.

좌우의 대결을 상징하는 인물들인 고인들의 영향력을 조명한 것이다. 국민은 대중문화와 스포츠 계를 대표하는 유재석과 김연아를 올렸다. 권력지도에서 대통령은 단연 ‘살아있는 최고 권력’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라 불릴 만큼 실제 파워가 막강하다.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가를 대표한다. 나라의 안위를 책임질 군통수권자이기도 하다. ‘현존 권력’인 윤 대통령이 최고 파워맨인 건,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니 파워의 세목이 흥미롭다. 전문가 조사는 58.8%로, 작년 70.2%에 비해 10%P 넘게 떨어졌다. 국민 조사에서도 69%로 작년(71.6%)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에 비하면 감소 폭이 훨씬 적다. 

눈길을 더욱 끄는 포인트가 있다.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해 본 거다. 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2년 차에, 2018·2014년 전문가에게 90.9%와 78.1%를 각각 받았다.

윤 대통령과는 32.1%, 19.3%P나 차이가 났다. 역대 대통령은 집권 2년 차 70%대였다. MB 71.6%, 노무현 75.7%, DJ 74.4%, YS 76.8%, 노태우 89.9%.

윤석열은 역대에 비해 12.8%-31.1%P 차로 낮았다. 저조한 국정 지지율과 상관이 있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윤석열 지지율은 33%로 같은 시기 75%의 문재인, 55%의 박근혜보다 낮다. MB(34%)와는 비슷하고, 노무현(25%)보다는 높다. 하지만, DJ(60%)나 YS(55%), 노태우(45%)와는 차가 크다. 윤석열 영향력은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요동칠 거다.

5년 단임 대통령은 시간이 갈수록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총선에서 ‘윤석열 브랜드’로 여권이 단 1석이라도 승리하면 ‘윤석열의 시간’은 거꾸로 갈 거다.”(시사저널)

만약 총선에서 지면 집권 3년 차에 가파르게 하향곡선이다. 전문가 ‘톱10’에서 정치인은 6명이다. ‘톱20’까지 범위를 넓히면 13명. 권력지도는 벌써 ‘미래 권력’을 본다. 민심이 ‘미래 권력’에 주목한다는 거다.

이재명은 전문가와 국민에게서 25.4%와 34.4%로 2위, 작년에는 16.0%와 20.0%로 3위였다. 한동훈은 전문가 9.0%, 국민 17.6%로 순위에서 모두 4위. 작년 8.0%로 7위, 국민 15.6%로 6위였다. 

거야 이재명 대표와 윤통의 핵심측근 한동훈 장관이다. 두 사람 다 전문가보다는 국민 쪽에서 훨씬 더 높다. 이재명은 전문가와 국민에게서 25.4%와 34.4%로 2위, 작년에는 16.0%와 20.0%로 3위였다. 올해 순위를 한 계단 올린 거다. 앞으로 닥칠 사법리스크 등 난관이 수두룩한데도 여전히 영향력이 크다. 좌우대결 구도의 정치가 이재명 파워의 온상이다. 이낙연 전 총리는 2.8%로 13위다. 문통을 제외하고 20위권 내 유일한 야권 인사다. 이재명이 사법리스크에도, 총선에 이기면 영향력은 한층 강력해질 거다. 

한동훈은 전문가 9.0%, 국민 17.6%로 순위에서 모두 4위. 작년 8.0%로 7위, 국민 15.6%로 6위였다. 두 계단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한 장관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민에게서 더 높았다.

윤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다는 측면과 함께 민심이 미래 권력 깜으로 여기는 거다. 그러나 서울법대에 검사 출신이라는 기시감은 넘어야 할 벽이다. 아니, 넘기 거의 불가능할 높은 철벽이다. 국민은 어느 정치전문가보다 더 동물적으로 낌새를 챈다. 엘리트주의에 빠지기 쉬운 리더십을 다시 선택하진 않을 거라는 말이다.

한동훈의 영향력 확장 여부는 총선판에 뛰어들어 여권 승리에 기여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렇게 하면, 한동훈이 여권의 유력주자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들 본다. 반면 장관직에만 전념한다면 상대적으로 영향력은 반감될 거다. 현 정부의 성패에 따라서도 그의 정치적 운명은 좌우될 거다. 권력의 동종교배를 결국 민심이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나는 본다.

시사저널 조사에서 가장 주목한 건, 문재인과 김건희 영향력이다. ‘잊혀진 존재’ 운운의 문재인과 ‘조용한 내조’를 말한 김건희가 ‘역설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표급들이다.

두 사람은 전문가 모두 6.6%로, 한국을 움직이는 ‘톱5’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국민 조사에서 김 여사 12.4%로 6위, 문 전 대통령 10.4%로 8위였다. 문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존재감은 지켰다. 작년에는 각 9.4%와 13.6%로 5위와 7위였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은 지켰다. 퇴임 후 책방 운영과 SNS, 북카페만으로는 성에 안 찬듯 실물정치에도 기웃거리는 듯하다.

거야의 최대주주로 친문계는 물론, 민주당의 구심점이 될 유일한 인물일지 모른다. 이재명 유고 시, 돌발할 분당 국면에서 특히 문통의 선택은 주목받을 거다.

김건희 여사는 올해 가장 두드러지게 영향력을 극대화시켰다. 지난해 전문가 조사에서는 10위권 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반인 조사에서만 7.0%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그런 김 여사가 올해 각각 공동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윤석열 대통령과 공군 1호기를 내리는 김건희 여사

김건희 여사는 올해 가장 두드러지게 영향력을 극대화시켰다. 지난해 전문가 조사에서는 10위권 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반인 조사에서만 7.0%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그런 김 여사가 올해 각각 공동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가히 폭풍성장을 보였다. 국민은 물론 전문가도 김 여사의 파워를 인정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의 존재감은 역설적이다. 대통령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임기 초 퍼스레이디에게도 눈길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집권 2년 차에 이렇게 주목받은 전례는 없다. 여권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김건희 리스크’로 자주 소환되는 바의 역설적 대목까지 겹쳐서다. 

이재용 회장은 전문가와 국민에게 각 13.4%와 23.6%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6.4%와 24.8%를 얻어 2위였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도 경제인 중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은 전문가와 국민에게 각 13.4%와 23.6%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6.4%와 24.8%를 얻어 2위였다. 올해는 소폭 하락해 한 계단 내려섰다. 순위가 3위로 조정됐지만, 존재감은 막강하다. 전문가에서 20위권으로 넓혀도 경제인으론 유일하다.

국민 평가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동 19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6%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회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은 안팎에서 위기가 가중된다. ‘은둔형 천재’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30주년을 맞은 삼성이다.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뭔가 부족하다.
30년간 성장 공식을 버리고 ‘퍼스트 무버’로 체질을 바꾸려 한다. 하지만, 리더십 위기도 감지된다. 영감이 뛰어난 선대와 비교하면, 역량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초격차와 초일류에 방점을 둔 전략을 놓고도 장고만 거듭한다.

손흥민도 여전한 존재감을 보였다. 전문가와 국민 조사에서 6.2%(8위), 9.0%(9위)였다. 사진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에서 손흥민이 우루과이 페데리코 발베르데(15)를 제친 뒤 황의조를 향해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가수 BTS와 손흥민은 파워엘리트의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다. BTS는 전문가와 국민 조사에서 각 6.4%(7위), 11.6%(7위)였다. 14.6%(4위), 15.8%(5위)의 지난해 비해 다소 떨어졌다. 멤버 일부가 군 입대로 활동 중단된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대단하다. 손흥민도 여전한 존재감을 보였다. 전문가와 국민 조사에서 6.2%(8위), 9.0%(9위)였다. 유재석은 국민 조사에서 13.6%로 5위를 기록, 대중문화계 스타임을 입증했다.  

두번째 관심 포인트…윤 대통령에 영향력 미치는 인물들은?

윤 대통령에게 가장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 조사 말이다. 지난해 이어 김건희 여사가 지목됐다. 71.0%에서 55.2%로 다소 하락했다. 그래도 2위 한동훈 장관(20.8%)과 격차는 배를 넘겼다. 부인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도 집권 후 2017년 조사에서 33.7%로 1위로 꼽혔다. 그러나 바로 다음 해 2018년 조사에서 김정숙 여사는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11.4%) 로 밀려났다.

김건희 여사는 집권 2년 차 조사에서도 여전히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역대 어느 영부인보다도 김 여사의 존재감이 커서다. 전체 영향력 조사에서 문재인과 함께 5위(6.6%)에 오르기도 했으니 말이다. 지난해 전체 조사에선 3.0%로 13위였다. 역대 조사에서 대통령 부인이 ‘톱10’에 이름을 올린 적은 없었다. 그런만큼 김 여사 존재감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양면적이다. 성공한 행사기획자요 미모에 패션 감각까지 겸비한 대통령 부인이라는 호평으로 외신들도 주목한다. 문화·동물·여성 주제에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전 퍼스트 레이디들과 차별화도 눈길을 끈다. 포지티브(Positive)한 측면들이다. 반면 ‘김건희 리스크’라는 측면에선 윤통에게 마이너스라는 평도 있었다.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대선 당시) 여전히 김 여사의 존재감이 여권의 어떤 정치인들보다도 뚜렷하다. 하지만, 김여사가 과연 공언을 지키는지 의문이라는 눈흘김도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윤통 처가의 사법리스크 등 부정적 이슈들이 정국의 중심에 잦다. 국민 조사에서도 김 여사를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았다. 61.0%로 전문가 조사보다 높았다. 김 여사 다음으로는 한동훈 장관이 지난해에 이어 2위였다. 야당이 ‘소통령’이라고 부를 만큼 존재감을 보이는 그는 윤통의 든든한 조력자다. 나는 부정적이지만, 여권의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3위는 충격적이다. 대선 과정에서 멘토 의혹이 불거진 역술인 천공이 15.0%나 얻었다. 김 여사와 한 장관 바로 다음이다. 지난해 10위(2.4%)였던 천공은 순위가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국민 조사에선 10위권 내 이름이 없었다. 올해는 국민 조사에서도 4위(14.2%)로 나타났다. 윤통 정권에 네거티브(Negative) 평가를 매기게 기여한 인물 중 한명이다. 청와대 이전 등에 개입했다는 둥 한껏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리라. 전문가들이 천공의 영향력을 더 높게 평가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천공을 만난 적은 있지만,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있진 않다”(윤석열 후보 때)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그럼에도 시중에서 천공의 이름은 계속 거론된다. 게다가 “천공이 유튜브 에서 펼친 주장과 윤 정부 정책결정 방향이 일치하는 ‘반복된 우연’ 때문으로 보인다.”(시사저널)

윤 정부 의사결정들에 대한 ‘불신의 반영”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윤통 집권 직후 실세로 부상했던 ‘윤핵관’들 영향력 감소도 눈길이다. 윤핵관 중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이는 장제원 의원이 유일하다. 그는 지난해 4위(24.2%)에서 올해 6위(4.2%)로 집계됐다. 장제원과 함께 핵심 윤핵관으로 분류됐으며 대통령 취임에 맞춰 원내대표로 당선되기도 했던 권성동 의원은 지난해 3위(30.8%)에서 올해는 12위(1.2%)로 밀려났다.

윤핵관 내부 갈등 등 논란을 일으키면서 2선으로 물러나 공개 활동을 자제한 탓이다. 장제원은 과방위원장으로, 우주항공청설치특별법에 직을 거는 등 영향력이 여전하다. 김기현 대표는 7.2%로 5위에 올랐다.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장관이 김대기 비서실장과 함께 공동 9위(2.8%)에 올랐다. 한덕수 총리는 7위(3.8%)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는 4위(10.6%)였다. 국민은 25.0%로 3위로 꼽았다. 집권 2년 차에도 여전히 계속 소환되는 문통이 8위(7.6%),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철수 의원도 10위(3.0%)로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에게 영향력 인물 조사 중 천공 3위는 윤통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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