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곽병은 밝음병원장, 2023만해대상(실천) 수상소감
먼저 온 국민이 존경하고 저 또한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는 만해 한용운 선생님께서 주시는 상을 받게 되어 너무 영광이고 큰 기쁨입니다. 별로 한 일도 없는 소인이 큰 상을 받게 되어 송구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지난달 조선일보사에서 만해대상 선정이 되었다고 축하한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신청한 적도 없고 종교도 다른데 하면서 뜻밖이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과분하게 상을 너무 많이 받아서 상 받는 건 이젠 졸업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일선에서 은퇴하고 시골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촌부에 불과한 소시민에게 상을 준다고 해서 더욱 놀랐습니다.
저는 대학생 시절 평생 봉사하는 의사로서 살기로 결심했었습니다. 그동안 원주에서 작은 병원을 운영 하면서 어려운 환자-독거어르신이나 노숙인 같은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진료해드렸고, 무료진료의사단체인 빈의자의사회, 장애인시설, 무료급식소, 노숙인쉼터, 독거노인공동체, 복지형 신용협동조합 등을 하면서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해왔습니다.
이번 상을 타면서 그동안 실천해왔던 일들이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는 기분도 있고 기쁜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바로 봉사하며 살았는지 돌아보면 부끄럽기만 합니다.
시설에 봉사 오신 분들에게서 봉사하러 왔는데 얻어 가는 것이 더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이겠지요. 저 역시 지금까지 봉사를 하면서 제가 받은 것이 더 많고 행복했습니다. 제게 가진 것을 조금 이웃과 나누고 함께 했을 뿐인데 제가 더 부자가 되고 성장도 했으니까요.
모든 일에서 퇴직한 지금은 옛날 단골 환자들이나 장애인시설, 무료급식소, 노숙인쉼터의 옛 식구들과 만나면 너무 반갑고 가끔 점심도 같이하며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해온 지난 삶이 제게는 선물이었습니다.
함께 했던 이용자, 봉사자, 직원, 모든 이웃에게 감사를 드리고 오늘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옆에서 격려해준 집사람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고 이 자리에 계셨으면 몹시 기뻐하셨을 부모님께 오늘의 영광을 바치고 싶습니다.
부처님의 자비가 은은한 연꽃 향기같이 온 세상에 소리 없이 멀리 퍼져나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