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내가 믿는 하나님은 진짜일까?

“예레미야 시절, 사람들은 은과 금으로 꾸미고 칼과 정으로 다듬어서 신상을 만들었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것을 신처럼 떠받드는 사람은 잘 없습니다. 그러나 ‘불안’ 한 스푼과 ‘바램’ 한 스푼을 자본이라는 용매에 넣고 과학이라는 숫가락으로 잘 저어 만든 음료를 문화라는 그릇에 담아 영혼의 건강을 위해 매일 마시고 있다면 예레미야 당시의 사람들이 우상을 제조하던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본문 중에서) 사진은  리차드 도킨스 지은 <만들어진 신> 표지


예레미야 10장

“그들이 은과 금으로 그것에 꾸미고 못과 장도리로 그것을 든든히 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나니 그것이 둥근 기둥 같아서 말도 못하며 걸어 다니지도 못하므로 사람이 메어야 하느니라 그것이 그들에게 화를 주거나 복을 주지 못하나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라 하셨느니라”(렘 10:4-5)

사람에게는 참 희한한 재주가 하나 있습니다. 신을 제작하는 재주입니다. 어떤 대상이든지 신격화하는 능력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소, 고목, 태양, 바다와 같은 것들을 신격화했습니다. 요즘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신이라고 여겼던 많은 것들이 탈신격화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과학 그 자체가 신적 권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때 인류는 특정 이데올로기를 신격화하고 신봉하는 시대를 지나기도 했고, 오늘날 자본주의 시스템은 돈에게 신적 권위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신이라고 명명하지는 않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신적 권위를 행사하는 것들이 더 다양해졌고, 특정 종교를 가지지는 않지만 다들 믿고 사는 것이 하나씩은 있습니다. 돈이든 힘이든 어떤 지식이든 사회적 지위든, 아니면 자기 자신을 믿든 나름의 믿음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시절, 사람들은 은과 금으로 꾸미고 칼과 정으로 다듬어서 신상을 만들었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것을 신처럼 떠받드는 사람은 잘 없습니다.

그러나 ‘불안’ 한 스푼과 ‘바램’ 한 스푼을 자본이라는 용매에 넣고 과학이라는 숫가락으로 잘 저어 만든 음료를 문화라는 그릇에 담아 영혼의 건강을 위해 매일 마시고 있다면 예레미야 당시의 사람들이 우상을 제조하던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맥락에서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개념은 타당한 지적입니다. 인간이 만든 인공물을 신이라고 믿는 것은 망상인 것입니다.

문제는 크리스천마저도 나로부터 비롯된 망상을 하나님이라고 믿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내가 믿는 하나님은 나를 만든 신인지, 내가 만든 신인지 질문해 봐야 합니다. 말씀 앞에서 날마다 점검하지 않으면 내 내면의 허영심과 욕심이 투영된 결과물을 하나님이라고 착각하며 살기 쉽상입니다.

내가 깎고 다듬은 것을 하나님이라고 믿지 않으려면, 하나님에 의해 깎이고 다듬어지는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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