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산림청 산하 ‘이권 카르텔’ 공직 출신 ‘놀이터’
정치인 선호 않는 기관 “눈에 안 띄니 해당 기관 출신 활개”
‘물 좋고, 힘센 데’는 이목 집중돼 눈치라도 보지만, 여긴…
자고로 이권카르텔은 음지에서 더욱 번성한다. 자리카르텔은 햇빛 없는 곳에 크는 독버섯이다. 환경부 산림청 등의 산하기관 카르텔 얘기다. 정권교체 후 퇴직 공무원들 싹쓸이 판이 됐다. 공직 출신들 끼리끼리 나눠먹기 카르텔이다. 환경부나 산림청 산하기관은 정치인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두 분야 모두 이해관계 다툼이 잦거나 산중에서 일하는 관계로 기피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전현직 공무원들 독식 카르텔로 변했다. 두 곳 산하기관들은 퇴직 공무원들이 장악했다. 특히 지난 정부 때 임명된 환경단체 출신들은 “임기 채우겠다”고 말뚝 박은 듯 버틴다. 그러다 간신히 자리가 비면 슬그머니 승진을 포기한 고위 공직이 낙하산으로 내려간다.
환경단체 출신이 아니어도 민간인 전문가는 많다. 하지만 환경부나 산림청에서 전문가를 찾는 노력을 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특히 산림청의 4개기관은 산림청 출신들 전유물이다. ‘산림마피아’ 소리가 나올 정도라니 말 다했다.
공정과 원칙을 대통령이 표방해본들 ‘말짱 황’이다. 지금 산림청 산하기관들은 공직 출신 일색이다. 마피아가 폭력카르텔이면 산림청은 당최 뭔가? 전현직 간 자리나눠 먹기 하는 자리카르텔이다. 기관장과 상임이사 10명 중 9명이 산림청 출신이다.
목이 터져라 카르텔 척결을 외쳐본들 꽝인 이유다. 공무원은 퇴직하면 적지않게 연금도 받는다. 고위직은 산하기관 책임자로 자리보전까지 한다. 산하기관은 퇴직 고위직들의 놀이터나 다름없다. 참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리 나눠먹기는 카르텔 부패의 전형이기도 하다. 여기선 윤석열 정부의 반(反) 카르텔 취지도 무색하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아무리 비판해본들 이들 공직카르텔에겐 개소리다. 인사를 단행한 사람도 퇴직 때는 혜택을 봐야 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전현직 간 유착이 싹튼 이유다. 고위직이 갈 때가 있어야 세대교체도 가능하단다. 물론 일리가 없다고 할 수만은 없다. 크로스 체크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조직 운용에 필수다.
이 원칙을 지켜야 환경부도 산림청도 제대로 돌아갈 거다. 환경부 장관이나 삼림청장이 공무원이면 산하기관장은 비공직 전문가가 맡는 게 좋다. 그래야 서로 ‘크로스(Cross)’ 체크가 될 수 있다. 경직된 공직 문화가 산하기관이나 단체에까지 깊이 스며들면 쇄신은커녕 조직이 병든다.
기관장이 공직이면 비공직을 2인자로 둬 견제와 협조를 동시에 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조직에 새로운 바람도 일으킬 수 있다. 조직 혁파도 가능해지고 좋은 아이디어도 생긴다. 환경부와 삼림청의 산하기관 인사는 더 이상 놔둬선 곤란하다.
눈에 띄지 않는 데서 음습함이 횡행하기 마련이다. 자리 주고받기의 유착 고리는 이제 끊어야 한다. 그래야 카르텔 척결도 이뤄지고, 나라도 바로 선다. 공직자들만 배불리고, 나라가 흔들려서야 쓰겠나? “이게 나라냐?”는 소리는 안 나오게 하자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