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만 치매시대①] 치료제 속속 나오지만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치매(癡?, Dementia)이다. 물론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암도 무섭지만, 말기 암 환자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고 유언도 남기고 이 세상을 하직을 하지만, 치매 환자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저 세상으로 떠난다. 물론 사랑하는 가족들도 인지하지 못한다.
나이가 들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약 5500만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1’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로 추정되는 환자 수는 약 84만명(유병률 10.3%)이다.
문제는 치매가 치료하기 가장 어려운 질환 중 하나라는 점이다. 인류의 첫 치매 치료제는 미국의 제약사 바이오젠(Biogen)과 일본의 에자이(Eisai)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아두헬름(Aduhelm)이다. 2021년 11월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아 치매 정복을 위한 첫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안전성 논란으로 현재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상태이다. 또한 약가(藥價)가 5만6000달러로 책정되면서 고가약 논란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내놓은 ‘두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Leqembi)’가 2023년 1월 가속등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은 지 약 6개월 만에 FDA의 정식 승인을 지난 7월 6일(현지시각) 받았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서서히 축적되는 비정상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를 제거해 기억력과 인지 기능 악화 속도를 저하시킨다.
한편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개발 중인 항체 의약품 ‘도나네맙(Donanemab)’은 초기 증상 단계의 60-85세 알츠하이머병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18개월(76주)간 임상시험을 했다. 임상 3상 시험에서 위약(僞藥, 시험 결과 비교를 위한 가짜 약) 대비 인지력 저하가 약 35% 늦어졌다. 이는 치매 치료제 ‘레켐비’와 비슷한 결과다. 릴리도 FDA에 ‘도나네맙’ 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연내 정식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임상시험(Clinical Trial)이란 새로운 약을 시중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안전성과 약효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단계에서 사람에게 적용하는 절차로 보통 3단계로 진행된다. 1상(Phase I)시험에서는 소수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이 검토되고, 2상에서는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용법, 용량과 안전성, 내약성을 탐색한다. 끝으로 3상에서는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토된다.
치매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기억력이 저하되었을 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앙치매센터의 ‘치매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4개 항목에서 6개 항목 이상에 ‘예’라고 표시될 경우 주관적 기억감퇴가 심한 것으로 의미하므로, 치매를 의심하고 조기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1)당신은 기억력에 문제가 있습니까?
(2)당신의 기억력은 10년 전에 비해 저하되었습니까?
(3)당신은 기억력이 동년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쁘다고 생각합니까?
(4)당신은 기억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십니까?
(5)당신은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습니까?
(6)당신은 며칠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습니까?
(7)당신은 며칠 전에 한 약속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8)당신은 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9)당신은 물건 둔 곳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10)당신은 이전에 비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립니까?
(11)당신은 집 근처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습니까?
(12)당신은 가게에서 사려고 하는 두세 가지 물건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13)당신은 가스나 전깃불 끄는 것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14)당신은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자신 혹은 자녀의 집)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기능이 손상되어 후천적으로 기억력, 언어력,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원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이 전체 치매의 75.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혈관성 치매, 파킨슨 증상을 동반한 치매, 알콜성 치매, 두부외상으로 인한 치매 등이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되었다.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경과가 특징적이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진행하면서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되다가 결국에는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치매 검사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객관적 자기보고식 심리검사를 하는 것이다. 치매 원인을 찾기 위한 혈액검사, 뇌영상 검사(MRI) 등을 시행한다. ‘알츠온(AlzOn)’은 혈액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확인하는 새로운 검사 방법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올리고머화(oligomerization, 응집화) 정도를 측정해 해당 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검사이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2020년 기준 5500만명이며, 2030년에는 7800만명 그리고 2050년에는 1억3900만명을 전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추정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2021년 88만6천명이며, 2030년 127만2천명 그리고 2050년에는 271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평균수명 증가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Biogen)과 일본 에자이(Eisai)는 2년 전 아두카누맙(Aducanumab) 성분을 이용해 아밀로이드 베타를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독성이 심하고 당시 임상 실험 2건 중 한쪽에서만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 결정에 FDA 자문위원 가운데 3명이 사퇴했다. 미국과 일본 두 회사는 레카네맙(Lecanemab) 성분으로 추가 실험을 성공시켜 이번에 정식 승인을 받았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 ‘레켐비(Leqembi)’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을 지난 7월 6일(현지 시각) 받았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서서히 축적되는 비정상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 플라크 생성을 방해하여 기억력과 인지 기능 악화 속도를 저하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