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말씀이 종교 상품화 되면
시편 91편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천사들을 명령하사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심이라 그들이 그들의 손으로 너를 붙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아니하게 하리로다”(시 91:11-12)
인간은 살아있는 한 불안합니다. 죽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궁극적 불안과 그로부터 기인한 여러가지 파생적 불안감 속에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비용을 지불하곤 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종교 상품 구매입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안도감을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이 시대에는 다양한 종교 상품들이 즐비합니다. 사람들은 그 상품을 구매하고 누리다가 효력이 다 되면 또 다른 상품을 찾는 식으로 종교 생활을 영위합니다. 각 종교들은 시대적 종교성을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내놓습니다.
교회도 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인간 내면의 불안감을 적절히 자극하면 사람들에게 잘 팔립니다. 게다가 ‘성경적’ 또는 ‘영적’이라는 고급스러운 포장지까지 입힌 후 구매량에 따라서 다양한 직분을 부여하고 멤버십 특혜를 추가하면 상당한 고정 수익이 확보되기도 합니다.
시편 91편은 상품팔이하기에 좋은 구절들로 가득합니다. 심지어 사탄도 갖다 썼습니다.(마태복음 4:6) 예수님을 성전 꼭대기에 세워놓고 11절과 12절의 말씀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성경구절을 인용한다고 해서 그게 곧 성경적이거나 신령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자칫하면 한낱 종교적 상품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이는 그가 너를 새 사냥꾼의 올무에서와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시 91:1-3)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피난처와 전능자가 허락하시는 그늘은 일정 비용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가 아닙니다. 내가 열심히 공을 들여서 성사시킬 수 있는 계약도 아닙니다. 일시적인 종교적 안도감과도 사뭇 다릅니다. 그것은 오로지 사랑하며 알아가는 관계에서만 누릴 수 있는 축복이자 신비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시 9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