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아이에게 한 약속에 매이는 것이 아버지의 기쁨입니다”
시편 89편
“주께서 이르시되 나는 내가 택한 자와 언약을 맺으며 내 종 다윗에게 맹세하기를”(시 89:3)
하나님이 뭐가 아쉬워서 인간과 약속을 하고 맹세까지 하실까요?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하고 맹세를 하면 이행할 의무가 생깁니다. 계약이란 그런 것입니다.
무한대로 자유로우신 하나님이 인간과 언약을 맺음으로 인간에게 매이게 되셨습니다. 계약으로 인해 하나님의 자유는 제한되고 하나님에게도 의무라는 것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언약에 근거하여 하나님께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갑과 을 사이에 맺는 약속은 대체로 갑에게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과 인간 관계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슈퍼 갑입니다. 그런데 슈퍼 갑 하나님이 슈퍼 을 인간과 맺으시는 계약의 내용은 신기하게도 전부 인간에게 유리한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아빠가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겠다고 하는 약속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더 크게는 자신의 유업을 상속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자유로운 하나님이 부자유하게 되었고, 하나님게도 약속 이행의 의무라는 것이 생겼지만, 그 결과 우리는 자유롭게 되었고 구원의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뭔가가 부족해서 우리와 약속하고 맹세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라서 그렇습니다. 아이에게 한 약속, 그 약속에 매이는 것이 아버지의 기쁨 아니겠습니까?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파기하는 쪽은 늘 인간이었습니다. 계약이 무효화되었어도 골백번 되었어야 했는데 하나님은 계약 내용을 수정하고 또 수정해서라도 처음 약속하셨던 것을 지키고자 하셨습니다. 그래서 은혜이고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