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본명을 알고 부르는 사이
시편 113편
“할렐루야, 여호와의 종들아 찬양하라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라 이제부터 영원까지 여호와의 이름을 찬송할지로다 해 돋는 데에서부터 해 지는 데에까지 여호와의 이름이 찬양을 받으시리로다”(시 113:1-3)
성경을 보면 여호와를 찬양하라고 해도 될 것을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이름이 환기시켜주는 기억 하나가 있습니다. 출애굽 사건, 즉 구원 사건이 하나님의 이름을 알게 되면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스스로 있는 자’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알려주셨습니다.(출애굽기 3:14)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들은 그 이름을 인간이 붙였습니다. 학명이든, 별명이든, 가명이든 아주 작은 미생물로부터 거대한 은하까지 세상 만물은 인간이 부여한 이름을 가지고 존재합니다. 심지어 인간이 신이라고 하며 섬기는 존재들의 이름도 전부 인간이 짓고 붙여준 것들입니다.
하나님을 가리키는 ‘엘로힘’이라는 이름도 고대 근동의 여러 신들을 통칭하는 대명사입니다. 한국 개신교에서는 엘로힘을 하나님으로 번역하고, 카톨릭에서는 하느님으로 부르는데 이것 또한 사람에 의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 하나님이 자신의 실명을 직접 알려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인간과 통성명을 하신 것입니다. 본인의 실명을 알려주는 신, 어떻습니까?
요즘에야 연예인들의 본명을 쉽게 알 수 있지만 예전에는 본인이 직접 밝히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 시절에 톱스타와 개인적으로 연이 닿아 사석에서 본명을 부르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은 굉장히 특별한 경험일 것입니다.
엘로힘, 하나님으로 알고 지내던 신이 어느 날 모세에게 나타나서 자신의 본명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본명을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이름, 하나님의 본명은 단순한 명칭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신약 시대에 와서 예수님은 또 한번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십니다. 본명을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인 그 분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구원은 서로를 부르는 관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자녀라고 부르시며,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아버지의 이름으로 노래 부를 수 있는 관계가 시작되는 것, 그것이 구원의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