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려인마을②] 2030부산엑스포와 초량 외국인거리

2023년 5월 31일 부산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제2회 해외기자포럼 참석내빈들이 ‘외국인이 안전하게 일하고 살기 좋은 국제도시 부산 선언’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협약 당사자인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에서 9번째), 아시라프 달리 아시아기자협회 회장(왼쪽에서 8번째), 구본홍 이사장(박형준 시장 왼쪽) 등이 보인다. <사진 전민철 국제신문 기자>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지난 5월 31일 부산광역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국제신문·아시아기자협회 주최 2030부산엑스포 유치기원 제2회 해외기자단포럼이 열렸다. 주제가 ‘외국인이 안전하게 일하고 살기 좋은 국제도시 부산 선언’이었는데, 경남·부산 지역 고려인마을 탐방 중에 행사 참여를 권유받았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에서 온 고려인동포·외국인을 초청해도 좋다고 했다. 마침 부산 초량에서 이주민 자녀를 돌보는 TCK(Third Culture Kids) 하우스의 카자흐스탄 출신 알료나 라지레바(1976년생) 씨를 주최 측에 추천했다.

지역특화형 비자사업과 부산광역시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89곳에 부산광역시(동구·서구·영도구)와 대구광역시(남구·서구)가 포함되었을 때 한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결국, 적극적인 이민정책이 필요하다는 여론 속에 법무부는 89개 인구감소지역에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2022.10~2023.10)을 공모했다. 부산광역시도 시범사업에 선정되어 수행 중이다.

인구감소지역 첫 지정 보도 (KBS부산)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은 유형1(우수인재)과 유형2(동포가족) 두 가지다. 유형1은 법무부가 인원을 배정한다. 2023년 6월 1일 현재 경북이 290명 인원을 100% 달성했고, 전북도 400명 가운데 80.5%인 322명을 선발했다. 경기, 충북, 전남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 규정 외에 추가 요건을 요구하는 부산, 충남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부산은 110명 중에서 19명밖에 선발하지 못했다. “부산지역 전문학사 이상 졸업자, 학교 추천 등 별도 요건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서울신문> 2023-06-02>)

경북은 처음부터 유학생뿐만 아니라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E-9)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근로자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경북도가 성공하자 전북도도 다른 지역 유학생뿐만 아니라 한국 정착에 어려움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가 나와 곧 100% 목표 달성을 앞두고 있다. “부산 인구 ‘330만 명 붕괴’가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이다.”(<국제신문> 2023-06-09) <외국인이 안전하게 일하고 살기 좋은 국제도시> 부산시는 경북과 전북보다 한 발 더 나가 부산과 대한민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외국인 가족도 유형1 사업에 포함해야 하지 않을까?

부산세계시민축제의 TCK 하우스 부스

지난 5월 20일 제18회 세계인의날 기념 부산세계시민축제(Global Gathering 2023)가 성황리에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되었다. ‘부산과 함께 하는 237’(237 with Busan) 주제로 참여한 TCK 하우스 부스의 전시 내용(힐링플레이, HOW동아리, 익투스 엔터테인먼트)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러시아커뮤니티 대표단으로 무대에서 공연한 알료나도 큰 박수를 받았다.

부산세계시민축제의 TCK 하우스 러시아커뮤니티 공연단(왼쪽 두번째가 알료나 라지레바)

TCK 하우스에서의 대화로 2030부산엑스포 유치기원 제2회 해외기자단포럼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본회의 이후, 2부 만찬 자리에서 필자는 알료나씨를 소개했다. 한국 남성을 만나 아들 다니일과 경남 남해에 살다가 러시아인이 많이 사는 부산 초량으로 왔다.

부산에 살고 싶었으나 체류비자가 없었다. 우선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초량초등학교를 찾아갔다. 말이 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알료냐의 사정을 들은 학교는 아이의 교육 문제를 책임지겠다 했다. 결국, 학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아들 다니일은 인도적 차원에서 학교에 입학했고, 알료냐는 아들의 보호자 신분으로 가족동반(F-1) 비자를 받았다.

알료냐는 지금 ‘부산 초량동 고려인마을’의 핵심 일꾼이나 고려인동포는 아니다. 더욱이 비자도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런데 필자는 ‘외국인이 안전하게 일하고 살기 좋은 국제도시 부산 선언’ 이전에 부산에 사는 외국인이 먼저 부산에서 살 수 있도록 부산이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고 만찬 참석자들에게 이야기했다.

인구감소지역에 살 경우, 고려인동포의 동반가족(F-1)은 일할 수 있는 비자 특례를 주고 있다. 고려인동포와 다를 바가 없는 동반가족(F-1) 비자를 소지한 알료나가 부산광역시 박형준 시장님이나 동구 김진홍 구청장님의 노력으로 비자 특례를 받아 부산에서 아들과 또 고려인동포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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