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세일즈맨 1호’ 윤석열 대통령 “2030 EXPO, 경쟁에서 연대로”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년 부산 엑스포는 경쟁의 논리에서 연대의 가치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한 엑스포로 기억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은 6월 20일 열린 2030 세계박람회(EXPO) 유치를 위한 경쟁 프리젠테이션에서 직접 연사로 참가해 그렇게 선언했다.

엑스포가 경제적 외교적 성장과 부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데서 치열한 유치 경쟁을 펴고 있지만, 한국은 유치 과정에서부터 행사 개최에 이르기까지 EXPO 그 자체를 지구촌의 보편적 동반성장과 공생의 기회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의 선언이다.

한국은 이제 세계 TOP 10의 경제선진국이다. 그리고 이미 정치 경제 문화의 영역에서 세계적인 여러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성공적 결과는 놀라운 기획력과 첨단 혁신적 창의력이 바탕이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이 가진 SOC(Social Overhead Capital), 즉 사회간접자본이 잘 돼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사회기반 시설(infrastructure)은 선진국 수준을 상회한다. 대표적인 예로 공항, 고속도로, 항만, 철도, 특히 지하철과 대중교통은 세계최고수준의 IT기술을 기반으로 타 국가들이 추종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하다. EXPO의 경우 관광 유발 효과가 커서 해외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과거 경험으로 알수 있다. 한국은 그런 의미에서 이미 준비가 돼 있는 나라다.

한국은 또한 문화적 사회기반도 탄탄하다. 시민들의 문화생활 등 특정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기반 시설 및 체계를 전국 지자체 단위로 건설해서 문화의 생활화가 정착된 나라다.

거기다가 한국의 K-Culture가 세계를 풍미하고 있지만 해외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K-POP, K-Drama, K-Food, K-medical care는 물론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적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진 나라다. 더불어서 EXPO를 통해 한국의 과학기술과 산업을 돌아볼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연대의 가치’ 한국의 기술·인프라·문화 공유하겠다는 의지
윤석열 대통령이 PT(Presentation)에서 강조한 연대의 가치란 것은 2030 부산 EXPO를 통해 그러한 한국의 기술, 인프라, 문화 등을 공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EXPO가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손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을 선언하는 그러한 협업의 장이 된다는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러한 윤석열 대통령의 PT 연설에 대해 참가한 많은 국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EXPO 유치전 현장에는 국가 최고 통치자가 참석하는 예도 드물고 직접 PT를 하는 경우도 없다. 윤대통령은 각국 대표들에게 EXPO에 대한 자신의 의지와 철학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직접 나섰다. 윤대통령은 스스로 KOREA sales man No. 1이라 칭하고 취임 이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이번도 그런 행보의 일환이다. 결과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행보이며 연설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EXPO 유치 현장에서 타국 대표와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믿음의 약속이다. 그런 약속에 대해 믿음을 주려 한다면 한국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 이상 없을 것이다.

이번 한국 PT에는 ‘강남스타일’을 부른 가수 싸이(PSY)가 첫 연사로 나섰으며 소프라노 조수미, 걸그룹 에스카의 카리나 등이 영상으로 등장해 문화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면서 지원했다.

윤대통령은 프리젠테이션 다음 날인 21일에는 공식 리셉션을 열어 170여 개국 BIE 대표단을 일일이 만나 뜻을 설명하고 부산 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공식 리셉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한국 주요기업 총수들도 참석해 ‘엑스포 세일즈’를 측면 지원했으며, 싸이는 PT에 이어 공식 리셉션에도 참석해서 분위기를 북돋웠다.

각국 대표단들은 한국의 프리젠테이션이 여유롭고 친근감을 주었으며 가장 내용전달이 명료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PT가 끝난 행사장은 ‘오일머니 대 글로벌 테크 기업의 결투’라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추격하는 입장인 한국이 경험과 기술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은 준비되었습니다”라는 외침의 울림이 컸다는 평가인 것이다.

윤 대통령은 EXPO 참가와 함께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으로 2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첨단산업 협력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및 북한 인권 침해 대응 등 대북 공조 강화에 합의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2030 부산 EXPO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프랑스 방문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파리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세계 디지털 질서 정립을 위해 디지털에 관한 다양한 법적, 규범적 논의를 하는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유럽 첨단 기업 6곳에 총 9억 4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키도 했다. 대한민국 세일즈맨 1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셈이다.

윤 정부 출범 후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 베트남 방문, 성과도 역대급
프랑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와 프랑스 국빈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베트남을 국빈방문했다.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는 정부 출범 후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과 동행했다.

윤대통령은 방문 첫날에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하고, 양국의 외교, 안보, 경제협력 등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한 베트남 정상회담에서는 주로 베트남의 개발노력에 한국이 지원하는 문제가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베트남과의 협력을 위해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늘리고, 20억달러 규모의 경협증진자금 협력약정을 체결하는 등, 2030년까지 총 40억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윤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방위산업·소비재·헬스케어·식품 등의 교역과 전기차·첨단산업 등과 관련한 28건의 기술협력 MOU, 핵심광물, 온실가스 감축 등 공급망·미래협력을 위한 29건의 MOU 등 역대 최대인 총 111건의 MOU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제협력에서 상호 큰 진전을 이루는 성과를 얻었지만, 이런 관계증진을 통해 조성된 양국간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선언은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국의 세계 3대 교역국인 베트남이긴 하지만 우리는 미국을 도와 베트남과 전쟁을 했던 교전 당사국이다. 그렇지만 베트남은 그런 과거를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오로지 베트남의 미래를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성장 발전시켜가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사려 깊은 지도자와 성숙한 국민이라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따라서 베트남의 지정학적 스탠스가 중국 중심에서 한미일 중심으로 서서히 옮겨가는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본다.

4박 5일의 짧은 순방이었지만 대한민국 세일즈맨 1호의 행보는 초 단위로 이뤄졌으며 계획했던 모든 일정을 차질없이 수행함으로써 외교와 경제 양면으로 실리를 얻는 가성비가 큰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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