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의 명연설 “주저하거나 비교해선 안 될 때가 있다”
“주저하거나 비교해선 안 될 때가 있다.”
독일의 탱크 지원이 주춤한 가운데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 다보스포럼 온라인 연설로 한 말이다.
“자유세계가 생각하느라 허비하는 시간을 테러국가(러시아)는 살인하는데 이용한다”며 탱크와 방공무기 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공세를 막기 위해 서방 진영의 주력 전차 300대 정도를 지원 요청해 왔다. 실제 그가 의도하는 것은 영국의 첼린저2 지원 규모를 훨씬 넘는 미국 에이브럼스와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의 지원이다.”(DPA 통신)
젤렌스키는 ‘에이브럼스’급 전차 300대 지원에 목이 마른 반면, 미국은 경전차는 보내지만 탱크 지원엔 신중하다. 20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탱크 지원을 둘러싼 서방의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독일은 미국이 주력 전차 ‘에이브럼스’를 지원하지 않으면 자국 주력인 레오파르트2를 지원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다가올 봄철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 대한 러시아의 재공세 예상 속에 서방의 주력 전차, 즉 탱크 지원은 전세를 가를 초점이다. 그러나 핵 공격 엄포를 놓는 러시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독일이 자국의 주력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지 주목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미·독 정상 간 통화에서 독일 총리가 독일산 탱크 레오파르트2를 지원하려면 미국도 에이브럼스를 지원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쥐트도이체차이퉁>(SZ)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핵 무력을 언급하며 서방을 협박하는 푸틴 앞에 서방은 허약한 모습이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군수 지원에 독일 단독행위는 없다고 해왔다. 숄츠는 “미국과 유럽이 함께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야만 러시아가 NATO를 분열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채 통화를 끝냈다. 독일산 주력 레오파르트2는 첨단 방어체계와 120㎜ 포 등을 갖춘 중무장 전차다.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여러 유럽국가에 산재해 있다. 앞서 폴란드와 핀란드, 덴마크는 자국 보유의 레오파르트2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독일의 재수출 승인이 필요하다.
영국도 14대의 주력 전차 챌린저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다짐했으나 이 역시 레오파르트의 구형 모델에 해당한다. 미국은 경전차급에 해당하는 브래들리 장갑차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브래들리는 에이브럼스보다는 화력이 약하지만, 25mm 기관포와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해 경전차급 전투 역량을 지녔다.
이에 맞춰 독일도 마더 장갑차를 지원하기로 하고 5일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 후 브래들리·마더 장갑차 지원을 공동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보병용 장갑차 스크라이커 지원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푸틴 눈치를 보느라 주력 전차인 에이브럼스 지원에는 난색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스트라이커 장갑차 지원은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에이브럼스를 보낼 준비는 돼있지 않다.”(<로이터>).
미 국방부 정책차관도 “미국은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않은 것 같다”며 제공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에이브럼스는 복잡한 장비이며, 고가인데다 훈련하기도 힘들고 제트엔진까지 있다”며 “유지하기 쉬운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탱크를 수리할 수도, 지속할 수도, 장기적으로 비용을 감당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에이브럼스 지원에 거리를 뒀다고 한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탱크 지원은 20일 결론이 날 예정이다. 미국, 독일 등 서방 주요국은 독일 람슈타인의 미 공군기지에 모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력 전차 등 군수지원에 관해 회의를 연다. 회의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최근 취임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참석한다.
강경한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불굴의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푸틴이라는 골리앗에 맞선 다윗 젤렌스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