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내 사전에 은퇴는 없다”···라오스 이어 베트남에 야구 보급

이만수 감독이 2017년 7월 3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라오스 야구협회 창립식에서 유소년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헐크 파운데이션>

2014년 11월 12일. 처음 라오스로 건너가 재능기부를 통해 야구를 전파한다고 할 때 모두가 “미쳤다, 불가능하다, 무모하다, 바보 같은 행동이다“라는 반응이었다.
이런 관심과 우려 속에 시작된 라오스는 지난 10년 동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야구가 보급되었다. 야구를 통해 많은 젊은이들이 새로운 꿈과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할 때 미련스럽게 도전했던 것이 이렇게 놀랍도록 라오스에서 야구가 발전하였고 또 많은 청소년들에게 야구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숱한 어려움과 난관들이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지금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며 전진했던 것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만든 것이다.

베트남 야구보급에 나선 박효철 감독(왼쪽), 이만수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이장형 베트남야구지원단장(오른쪽). <사진 헐크 파운데이션>

8년이란 긴 시간을 보내고 2021년 3월말 또 다시 베트남으로 건너가 야구를 보급 하겠다는 말에 주위 사람들은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왜 스스로 이 어려운 시기에 또 다시 힘든 길을 가냐는 걱정도 많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연 이번에도 잘 해낼 수 있을거야”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들린다.

쉬운 일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은 도전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이 세상에서 가치 있는 것이라면, 또 어렵지만 가치로운 일을 누군가가 해 낸다면 그 일은 다른 이들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도전하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

처음 라오스에서 야구를 전파할 때만 해도 나 또한 내심 ‘이 일이 가능할까?’ ‘내가 왜 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에 무모하게 도전하고 있는걸까?’ ‘누군가의 이목(耳目)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도 했었다. 이렇게 시작한 일들이 10년이란 시간이 흘러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였고 처음 생각했던 기대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앞에서도 글을 썼지만 쉬운 일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어려운 일을 누군가가 해내면 그때부터 그 일은 어려운 일이라고 불려지지 않는다. 그렇게 되려면 어려워 보이는 그 일에 누군가가 도전하고 길을 개척해야 한다.

라오스에서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때 정말 무모할 정도로 도전하고 모험했던 일들이 이런 기적적인 일들을 만들어 내었다.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라오스 때와 비슷하게 대부분 희망적인 이야기보다는 부정적인 이야기들로 도배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던 라오스에서도 당당하게 일어섰는데, 라오스보다 모든 여건이 좋은 베트남에서 야구를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들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 베트남에서 야구를 전파하고 야구협회를 만들고 베트남 최초로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뽑아 아시아대회와 세계 무대로 보내는 일들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경험한 일이 있었기에 베트남도 반드시 라오스처럼 성공적으로 잘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시작했다.

이렇게 2019년 12월 30일 이장형 단장과 함께 시작한 일들이 1년 4개월만인 2021년 4월 10일 베트남 최초로 야구협회가 설립되었고 또 다가오는 2023년 2월말에 라오스에서 있을 국제대회인 ‘DGB 인도차이나반도 국제대회’에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당당하게 출전하게 되었다.

베트남에 야구협회만 설립이 되면 모든 일들이 다 끝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베트남 야구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 베트남 야구는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할 때다.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숱한 어려움과 역경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한번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가지고 베트남 야구를 위하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친다면 세계 사람들이 베트남 야구에 놀라며 찬사를 보낼 날이 꼭 오리라 믿는다.

도전하지 않고, 도전하더라도 중간에 포기하기 때문에 불가능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나의 인생철학인 “Never ever give up“ 같은 마음만 갖고 있다면 언젠가는 우리들이 목표한 일들을 반드시 이루어지는 그날이 올 것이다.

나는 오늘도 인도차이나반도에 야구를 보급하는 일들을 마음에 품고 남은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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