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고 박상설 선생 “우리가 두려워 할 일은, 죽음이 아니라 헛되게 사는 습성이야”
[아시아엔=서용호 행동하는인문학살롱 대표] 바람과 눈보라와 숲을 할퀴는 소리가 계곡을 요동친다. 이 광란의 땅에 눕는다. 땅에 닿아야 지구에 닿는 것이다. 인간의 실존은 본질에 선행하며, 그 실존이 땅이며 지구이며 자연이다. 나 자신의 실존을 땅과 공유하는 삶의 선택은 완전한 자유이다. 자연은 말없이 나와 호흡한다. 내 호흡이 멈추어도 자연은 호흡한다. 죽음과 생은 호흡사이에 있다. “죽음은 이러한 것이구나”(박상설 ‘이달의 나침반’ 2010년, 또 한해를 보내며…) 中에서
이곳 지리산 자락에도 눈보라가 밤새 요동치고 있습니다.
하얀눈과 눈보라치는 겨울 숲을
그리도 좋아하셨다던
깐돌사부님(박상설 선생)을 향한 그리움도
오늘밤 푹푹 쌓여갑니다.
2021년 12월 23일…
깐돌사부님께서 그렇게 홀연히
우리의 곁을 떠나신지가 벌써 1년이라니,
믿기지 않는 세월의 속도가 그저 놀랍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캠프나비 벗들을 비롯한
깐돌사부님을 기억하는 모든분들께서도
그분과의 가슴 절절했던 시간들과
명징하게 들려왔던 외침을
다시한번 되새겨 보았으면…
자연을 그토록 사랑한 산사람!
절대자유인! 박상설 선생님!!
이 해를 넘기며 깐돌사부님께
다시, 가야할 길을 묻지 않을 수 없군요.
깐돌사부님!
어떻게 살아가는것이 ‘잘 산다는 것’ 일까요?
엘크는 솔직히 문뜩문뜩
아직도 죽음이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Camp nabe host 깐돌사부님은 말씀했지요.
“우리가 두려워야 할 일은, 죽음이 아니라 헛되게 사는 습성이야.”
지금도 쟁쟁하게 들리는 그 목소리, 호되게 꾸짖어 주실것만 같습니다.
“이 ‘겨울’과 이 ‘늙음’이 좋고 언제나 ‘지금’이 제일 좋다”고 하셨던
깐돌사부님의 쉼 없는 그 외침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으로
다시 공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12월 23일 …
산골짜기 그 작은 오두막집에서
밤새 열불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실 것 같은 깐돌사부님과
함께 눈덮힌 겨울숲에 하루저녁 머물러 보렵니다.
깐돌사부님께서 아니올 리 없다는 간절함으로…
그리운 깐돌사부님!
그곳에서도 늘 설레고
또 영원히 즐거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