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사찰의 조건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 시인)가 지난 3월부터 8개월 간 전국 사찰 90여곳의 편의시설을 조사해 ‘이 절에 가면 이만큼 되어 있어요’ 자료집을 최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많은 사찰이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조계종 교구본사들의 편의시설은 장애인들의 만족도가 높고, 대부분 현대식 건물의 선원이나 포교원, 사찰은 법정 기준에 맞게 편의시설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리수아래가 이번 조사에 주안점을 둔 것은 △일주문 천왕문 등 주출입구의 접근로 △경사로 △장애인 전용주차장 △전각 계단의 핸드레일(손잡이) 설치 여부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장애인화장실·점자블록·점자촉지도식 안내판·음성안내장치 등이다.
이번 조사 결과 전통 사찰 대부분은 전각이 평지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나, 화엄사·범어사·불국사처럼 높은 계단 위에 분포해 있는 사찰도 있다. 또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국제선센터·서울 불광사·수원사·선혜사 및 천태종 사찰 등은 현대식 빌딩 건물로 된 사찰이다. 이처럼 지리적 조건, 사찰 규모, 건축물 양식 등이 다양해 이번 조사에선 장애인이 신행이나 관람 목적 등으로 찾을 때 편리성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
법당입구까지 차량으로 접근이 용이했고 장애인 주차구역도 잘 돼 있으나 상당수 전통사찰의 법당의 경우 계단과 문턱을 넘어야 하는 한편 출입문 앞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법당 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하거나 이동식 경사로를 두어 접근이 용이하도록 지원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번 조사는 사찰 소재 지역의 장애인들이 추천하거나 가보고 싶은 사찰을 선정해 보리수아래 장애회원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편의시설 답사 및 조사요원’ 3명 안팎으로 팀으로 구성하여 현장 조사하였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는 “법적 기준보다는 실제로 느끼는 체감만족도를 중심으로 조사하였다”며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보는 사찰의 구조와 시설 및 편의시설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