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뭇별 교회, 뭇별 성도’
*성경본문 사도행전 7-9장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행 8:1)
초신성폭발이라는 천문학적 현상이 있습니다. 별이 빛을 내는 자신의 소임을 다하면 급속도로 수축했다가 폭발하는 현상입니다. 이때 별의 잔해가 우주 공간에 뿔뿔히 흩어집니다. 이렇게 흩어진 별들의 잔해는 다른 별들의 잔해들과 만나 또 다른 별이 되어 영롱한 빛을 냅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를 보면 마치 시대의 어두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별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비록 박해로 인해 흩어져야 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잔해를 가지고 또 다른 교회를 만들어 가십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잔해가 안디옥 교회를 이루고, 안디옥 교회의 잔해가 소아시아와 유럽으로 건너가 수 많은 교회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별들 중에는 잔해로 흩어지지 않는 별도 있습니다. 그런 별들 중에 중량이 무거운 녀석들이 자기중심을 향해 뭉치고 또 뭉치다가 탄생하는 것이 블랙홀입니다. 블랙홀은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킵니다. 모이기만을 계속하다가 다른 별이 내는 빛 마저도 집어 삼켜버리는 것이 블랙홀의 특징입니다. 이 또한 교회를 보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빛이 될 수도 있고, 세상의 빛을 모조리 집어 삼킬 수도 있는 두 갈래의 가능성이 교회 내부에는 늘 공존합니다.
밤 하늘에서 별이 흩어지는 순간만큼 아름다운 천문학적 현상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알렸던 베들레헴의 별이 ‘초신성폭발의 빛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말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온 세상에 흩어져 있는 교회된 성도들이 있습니다. 한 분 한 분이 시대의 어두운 밤 하늘의 아름다운 별빛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