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강수연 앗아간 뇌동맥류 파열과 뇌출혈

7일 1주기를 맞은 ‘월드스타’ 강수연(姜受延) 배우의 사망원인은 ‘뇌 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뇌출혈인 것으로 알려졌다.

뇌동맥류란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서 그 부분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를 싸고 있는 지주막 아래 공간으로 피가 퍼지는데, 그 양이 많으면 호흡을 관할하는 중뇌(中腦)를 압박해 호흡부전과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다.

강씨는 뇌출혈이 오기 전 심한 두통을 겪었다.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 간혹 전조 증상으로 소량의 피가 새면서 두통이나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그녀는 뇌에 저산소증 손상이 심해 수술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88년 45세에 뇌동맥류 파열이 발생하여 수술로 생명을 건졌다.

뇌동맥류는 ‘윌리스 고리’(circle of Willis)라고 불리는 뇌 바닥쪽의 굵은 뇌동맥에서 90% 이상이 발견된다. 나머지는 원위부(遠位部)의 가는 뇌동맥이나, 뇌의 후두부나 숨골을 담당하고 있는 동맥에서 발생한다. 심장에서 가까운 혈관 부위를 근위부, 먼쪽을 원위부라고 한다. 근위부에서 원위부로 갈수록 혈관이 가늘어지고 뇌에 직접 혈액을 공급한다.

뇌동맥류의 크기는 대부분 10mm 이하지만 간혹 그보다 큰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25mm 이상인 경우는 거대 동맥류라고 한다. 동맥류의 형태에 따라 낭상(囊狀)동맥류, 방추상(紡錐狀)동맥류, 해리성(解離性)동맥류 등으로 구분된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른다. 혈액학적으로 높은 압력이 가해지는 부위에 후천적으로 혈관벽 내에 균열이 발생하여 동맥류가 발생,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드물게는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외상으로 혈관벽에 손상이 발생하거나 유전적으로 혈관벽에 문제가 있는 경우 동맥류가 발생한다. 뇌동맥기형이나 모야모야병(moyamoya disease)과 같은 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동맥류가 동반되기도 한다. 뇌동맥류는 주로 60대 이후에 흔히 발생하지만, 30-40대에서 무증상 상태로 발견되기도 한다. 약 20%에서는 다발성 동맥류가 발견되고 있다.

뇌동맥류는 파열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편두통, 긴장성 두통, 어지러움 등으로 인해 검사하는 과정이나 건강검진 중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생성 및 과정에서 사시, 복시, 안검하수(眼瞼下垂), 시력 저하 등과 같은 뇌신경 마비증상이나 간질 발작, 급작스러운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뇌동맥류가 터져 출혈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와 뇌동맥류가 주변 신경조직을 압박하여 비정상적인 신경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뇌를 밖에서 감싸고 있는 막으로 연질막과 지주막이 있다. 그 사이의 공간이 지주막하 공간이며, 이 공간은 뇌척수액으로 채워져 있다.

뇌동맥에서 기인하는 뇌동맥류는 지주막하 공간에 위치해 있는데, 출혈 시 일차적으로 지주막하 공간에 혈액이 퍼진다. 바로 지주막하 출혈이다. 간혹 혈액이 뇌실질을 뚫고 들어가 뇌내 출혈을 일으키거나, 뇌조직을 뚫고 뇌조직 안에 있는 또 다른 공간인 뇌실까지 도달해 뇌실 내 출혈을 동반한다.

뇌출혈과 뇌경색

출혈 순간 두통이 발생하는데, 환자들은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하거나 평생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출혈 자체로 인해 뇌막이 자극되어 오심, 구토나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밀폐된 공간인 두개골 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뇌가 심하게 압박되면 의식 저하나 혼수상태에 빠진다. 강수연씨도 심한 두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치료방법은 개두술(開頭術, craniotomy) 및 뇌동맥류 결찰술(結紮術, ligation)과 혈관 내 코일 색전술(塞栓術, embolization)이 있다. 뇌동맥류 결찰술은 두개골편을 제거하고 뇌조직 사이에 위치해 있는 뇌동맥류를 확보한 뒤 클립을 이용하여 동맥류를 결찰하는 치료법이다.

혈관 내 코일 색전술은 다리 쪽의 대퇴동맥을 통해 금속으로 된 작은 관을 집어넣어 뇌동맥에 접근한 뒤 동맥류 내부에 코일을 채워 넣으며, 필요할 경우 스텐트(stent)를 사용한다. 신경외과 전문의가 동맥류의 모양, 크기, 위치와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 등을 고려해서 치료방법을 선택한다.

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약 15%는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며 28% 정도는 치료 도중에 사망한다. 생존자 중에서도 18% 정도만 장애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첫 출혈 직후의 환자상태가 가장 중요한 예후인자다. 의식이 나쁘고 신경학적 결손이 심할수록 치료 유무와 관계없이 예후가 불량하다.

무증상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뇌동맥류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크기와 위치에 따라 파열 가능성이 다르며,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출혈 가능성은 크기가 클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전순환계보다는 후순환계에 위치한 경우일 때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근거하여 치료 여부와 치료 시점을 결정하고 있다.

뇌동맥류는 원인을 정확히 모르므로 명확한 예방법도 없다. 다만, 뇌동맥류가 미리 발견되면 파열되어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치료가 가능하다. 이에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중년 이후의 연령층은 뇌혈관 CT나 MRI 검사로 뇌동맥류 존재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생겼을 때는 신속하게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뇌동맥류가 발견됐을 때는 모양과 위치 등을 감안하여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제거하는 예방적 시술도 고려해야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지주막하 뇌출혈이 발생하면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뇌혈관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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