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숙자가 16년만에 가족 되찾은 이야기
링컨은 “사람의 성품은 역경을 이겨낼 때가 아니라, 권력이 주어졌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고 했다.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을 때, 자유의지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가장 성품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권력을 쥐게 되면 성품이 좋은 사람은 그 권력을 약자를 보호하는데 쓰는 반면, 성품이 좋지 않은 사람은 남들을 학대하고 자기 지위를 누리는 데 쓰기 쉽다.
그래서 권력을 쥐어주면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심보가 선량하지 않으면 학식과 재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청나라 제4대 황제 강희제(姜熙帝, 1654~1772)는 “인재를 논할 때, 반드시 덕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짐은 사람을 볼 때, 반드시 심보를 본 다음 학식을 본다. 심보가 선량하지 않으면 학식과 재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학식, 경력, 학벌, 지위, 환경 등 그 어느 것도 타고난 성품을 대신할 수 없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사는 노숙자 빌리 레이 해리스는 2013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비록 누추한 차림의 노숙자였지만, 누구보다 선한 마음을 가진 빌리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해였다.
그해 어느 날 사라 달링은 거리에서 구걸하던 노숙자 빌리를 보고 그에게 적선했다. 동전 지갑을 열어 그 안에 있던 동전을 그의 앞에 놓인 컵 안에 모두 쏟아주었다.
몇 시간 뒤, 집에 돌아온 사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동전 지갑에 넣어둔 약혼반지까지 빌리에게 모두 털어준 것이었다. 당황한 그녀는 급히 차를 몰고 빌리를 만났던 거리로 갔다. 하지만, 빌리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그 사이 빌리는 보석 가게에 있었다. 자신의 컵에 들어온 반지를 보고는 진짜인지 궁금한 마음에서였다. 보석 가게 주인의 말을 들은 그는 깜짝 놀랐다. 그가 받은 반지가 진짜 다이아몬드 반지였던 것이다. 가게 주인은 그 자리에서 4000달러를 줄 테니 반지를 팔라고 했다.
빌리는 순간 갈등했다. 그 돈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한 거리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던 그는 결국 반지를 돌려받고 가게를 떠났다. 다음 날 사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빌리가 있던 자리를 다시 찾았다. 빌리는 그곳에 있었다. 사라는 초조하게 그에게 다가가 자신을 기억하는지 물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던 빌리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사라에게 주었다. 사라와 그의 남자 친구는 정직한 빌리에게 크게 감동했고, 곧 빌리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마다하고 반지를 돌려준 한 노숙자의 사연은 금세 화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모금 시작 얼마 안 돼 2억3천만원이라는 큰돈이 모였고, 빌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언론 도움으로, 빌리는 16년 동안 연락이 끊긴 형제들과도 재회했다. 빌리가 죽었다고만 생각했던 형제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얼싸안았다.
사람은 태어날 때 마음 바탕이 네모(□) 모양이라고 한다. 그래서 네모난 뽀족한 모서리 때문에 이웃이나 가족에게도 상처를 주고 아프게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공부를 시작하면서 네모난 모서리는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깎이고, 뭉개지며, 둥글게 다듬어진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모서리가 있던 네모(□)가 어느새 원(○) 됩니다. 그래야 지각(知覺)과 사리(事理)를 가릴 줄 아는 힘이 생긴다. 이걸 사람들이 곧 철이 들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둥근(○)맘. 그러다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둥근 마음은 또 변한다고 한다. 노자 말씀에 “天網恢恢 疎而不漏”라는 말이 있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기기는 하나 새지 않는다.” 원불교의 천도법문(薦度法門)에 “음양상승의 도를 따라 선행자는 후일에 상생의 과보를 받고, 악행자는 후일에 상극의 과보를 받는 것이 호리도 틀림이 없다”고 했다.
복은 복대로 받고 죄는 죄대로 남는다. 사람이 모든 악행을 방자히 하여 스스로 제재하지 못하면 반드시 사람이 제재한다. 그리고 사람이 제재하지 못하면 반드시 진리가 제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