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구천동, 봄이 다가오는 소리들
기승을 부리던 동장군이 한풀 숙이자, 무주 구천동 계곡의 겨우내 얼었던 얼음도 봄을 재촉하는 햇볕에 맥을 못추고 있다.
얼음의 결정체가 적나라하게 보이며 힘없이 꺼지는 모습이 주체할 수 없이 많았던 내 머리가 빠지는 모습과 너무 닮았다.
그래도 겨울이 가면 봄이 오건만, 속절없이 빠지는 머리는 어찌할꼬?
그 속에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계곡 얼음이 녹아 흐르는 물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바빠지면서 봄 오는 소리 또한 거침이 없다.
설 때 못갔던 부모님 성묘를 갔다가 봄 소리를 들었다.
무주 구천동 설국펜션 앞 계곡, 녹아 내리는 얼음 사이로 물도래를 사냥하는 물까마귀의 분주한 모습에서 새봄을 느끼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