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대학 어디로⑥] ‘머리’교육···’디지털 문해력’ 키워 고차원 사고 발휘토록

디지털교육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일러스트 연합뉴스 홍소영>

[아시아엔=강준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기획처장 역임] 전인적 교육의 마지막 과정은 ‘머리’교육이다.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대학의 존재 가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머리’교육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확한 예측치는 연구마다 다르지만 앞으로 인간의 많은 일자리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며,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혁명이 블루컬러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했듯이, 인공지능은 화이트컬러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일자리의 급격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관련 지식과 교육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오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 이전에는 도끼로 나무를 베는 방법이 중요한 지식이었다면, 산업혁명 이후에는 기계로 나무를 베는 방법이나 베어진 나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지식이 중요했다. 산업혁명 이후에도 나무 자체에 대한 지식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나무를 확보하거나 활용하는 지식은 달라진 것이다.

이런 비유를 우리의 현실에 대입해 보자. 여전히 도끼로 나무 잘 베는 학생을 선발하고 키우는데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근력이 기계를 이길 수 없듯이 인간의 지력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교육하고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되물어야 한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지켜야 할 것, 버려야 할 것, 추가해야 할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켜야 할 것은 시대변화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학습해야 할 지식과 역량이고 버려야 할 것은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될 역량이다. 추가해야 할 것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고차원적인 사유능력과 다양한 디지털 자원을 활용하는 역량, 즉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racy)이다. 

<일러스트 연합뉴스 문혜원 인턴기자>

이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높은 차원의 사고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앞에서, 사유하는 인재는 단순 지식 습득을 넘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능동적으로 문제를 찾아 정의하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도의 지적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검증된 노하우가 우리에게 아직 없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수법을 개발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지속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은 주입식 입시 교육에 길들여진 학생들의 뇌를 바꾸기 위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고차원적인 사고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문해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기반 디지털시대가 도래하면 글을 읽고 쓰는 문해력은 물론이고 디지털 자원을 활용하는 디지털 문해력까지 갖추어야 자신의 이성적 능력을 보다 잘 펼칠 수 있게 된다.

<일러스트 연합뉴스 문혜원 인턴기자>

디지털 문해력이 없다는 것은 글을 모르는 것과 같은 일이 될 터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상을 이해하고 다양한 디지털 자원과 기술을 활용해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지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대학은 디지털 문해력을 학생들의 핵심 기초 역량의 하나로 인식하고 이를 배양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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