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와 단풍, 모스크바서 만끽…”그곳에 꼭 가고 싶다”

백두산 천지. 중국쪽에서 오르면 한자로는 장백산 천지, 한글로는 백두산 천지라고 써놓은 표지목을 발견한다.  

[아시아엔=김원일 모스크바대 정치학 박사, 모스크바한인회장 역임] 아침 페이스북을 열어보니 낯익은 사진이 보인다. 백두산 가을 풍경이다. 꼭 2년 전 오늘 받은 걸로 날짜가 나온다. 사진 9장은 백두산 천지와, 이름 모를 폭포 그리고 빨갛게 물든 단풍이 담겨 있다.

2년 조금더 전에 나는 해외동포 기자대회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몇달 전이었다. 희미하게 기억되기론 중국 연변 출신 조선족 기자가 내게 준 것같다.

백두산 천지로 오르는 길에 새빨갛게 물든 나무가 이정표 같다. 

이름은 정확히 떠오르진 않지만 나처럼 김씨였던 것 같다. 그는 내게 백두산 다녀왔냐고 물었고 나는 아니라고 답했다. 나는 1998년 러시아로 유학 와 모스크바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또 사업을 하며 교민사회 일도 나름 열심히 했다. 그동안 러시아 색시와 4남매를 낳고 키우고, 언론사도 경영하면서 러시아 사회의 속살을 나름대로 들여다 볼 기회도 있었다.

북한 땅은 아직 밟아보지 못했다. 금강산도 물론 가보지 못했다. 개성공단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다녀온 지도 만 2년이 지났다. 올해 한국을 갈 기회가 있지만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백신은 2주간 격리 면제를 받지 못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백두산 골짜기를 이름 모를 폭포가 흘러내리고 있다. 

한국보다 추위가 약간 일찍 오는 이곳 모스크바는 어느새 겨울 기운이 느껴진다. 백두산 사진 속 산 중턱에 희끗한 게 보이는데 아마도 눈이 내린 흔적이 아닌가 한다. 코로나가 멈추면 북한 땅에도 꼭 다녀오고 싶다. 우선 몇년간 다녀오지 못한 서울에서 옛친구들도 만나야겠지만…

2019년 가을 백두산. 천지에 구름이 둥둥 떠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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