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과 실력’이 K-컬처 뿌리···’조수미’에서 ‘오징어 게임’까지

조수미씨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우리는 우리 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스스로 ‘나는 우리 문화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고 물어 보면 어떻게 답할까?

세계를 휩쓴 ‘싸이의 말춤’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우리의 ‘막사발’이 왜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지, 이제는 누가 물어도 술술 대답할 수 있어야 진정한 한국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한국 콘텐츠가 유럽 주류문화는 물론 전 세계에 공전의 히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지난 10일자를 통해 ‘한류! 한국문화가 세계를 정복하는 법’이란 제목의 기사를 다뤘다. 이미지에는 한국의 위상을 높인 인물들을 <더 타임스>가 자체적으로 선정했다.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를 사로잡은 봉준호 감독, K팝을 알린 대표적 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자리했다.

오징어 게임 포스터

<더 타임스>는 “우리 모두 K-팬”이라면서도 “<오징어게임> 인기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에 대해선 ‘콜드플레이’도 그 인기에 얹혀 가려고 할 정도로 유명세가 대단하며, 방탄소년단이 한국경제에 기여하는 규모는 약 6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외에도 방탄소년단 교재로 ‘한글 배우는 67세 프랑스 할머니’, 핀란드를 사로잡은 ‘방탄소년단의 갤럭시 광고’, 네덜란드에서 인기인 ‘방탄소년단 맥주 광고 포스터’ 등 유럽 곳곳의 다양한 소식을 전했다.

세계 톱클래스인 오페라 가수 조수미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녀의 본명은 ‘조수경’이었는데, 발음이 부자연스러워 조수미로 개명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천재성이 보였다. 그는 서울대 음대 성악과 재학 중 같은 학교 경영학과 남학생과 사랑에 빠져 연애를 시작하면서 조수미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예전의 조수미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교수와 부모님은 상의 끝에 조수미 장래를 생각해서 서울대를 중퇴시키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통 있는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 강제 유학을 보냈다. 그때부터 조수미는 본격적인 재능을 펼치기 시작했고, 남자친구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았다.

조수미는 그때부터 지독하게 마음먹고,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5년 과정을 2년 만에 졸업을 하는 놀라운 천재적 재능을 발휘했다. 교수 전원이 감탄했다고 한다. 세계무대를 활보하며 결혼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세계 1인자가 되기 위한 이런 열정이 오늘의 조수미를 만들었다.

조수미는 회갑에 가깝다. 지금부터 30년 전 당시 영국의 가장 큰 음반 회사에서 조수미에게 레코드 하나를 내주겠다고 제의했다. 조수미는 레코드 회사에 조건이 하나를 걸었다. “그 음반에 한국의 가곡 ‘보리밭’을 넣어 달라.” 레코드 회사 사장은 50년이나 근무했지만, ‘보리밭’이라는 노래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조수미 선생! 그 ‘보리밭’이라는 노래가 무슨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입니까?” “그것은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가 아니라, 내 조국 대한민국의 가곡입니다.” 조수미의 제의를 듣고 난 레코드사 사장은 이렇게 답했다.

“이것은 서울에서 파는 레코드가 아닙니다. 이 판은 세계적인 도시인 파리에서 팔고, 런던에서 팔고, 로마에서 팔고, 빈에서도 팔고, 뉴욕에서도 팔리는 세계적인 레코드입니다. 거기에다 세계 사람이 아무도 모르는 ‘보리밭’을 넣어 가지고 그 레코드가 성공은커녕 팔리기나 하겠습니까?”

조수미는 “그러면 그만두시지요” 하고 벌떡 일어섰다. 당황한 레코드회사 사장은 “앉으세요, 꼭 원하신다면 제의하신대로 ‘보리밭’을 넣도록 합시다. 조수미 선생 이제 만족하시겠지요?” 했다. 조수미는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무슨 조건이십니까?”

“레코드 재킷에는 ‘보리밭’이라는 제목을 대한민국 글자인 한글로 찍어 주셔야 합니다.”

레코드 회사 사장은 비서실에 전화를 하는 등, 한참 수선을 피우더니 지금 영국에는 한글 활자가 없다는 이유로 조수미의 제안에 난색을 표했다. 조수미는 물러서지 않았다.

“사장님. 영국항공사(British Airway)에 가면 한글 활자가 있습니다”라고 맞섰다.

조수미의 첫 번째 레코드에 ‘보리밭’이 당당하게 한글로 들어간 연유다. 어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있나?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위대한 세계를 정복하는 한국문화와 애국정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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